[환경K] "일회용기 사양합니다"..용기 내서 용기 내!

이주노 2021. 10.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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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배달 주문이 밀려들고 식당마다 오토바이가 분주히 드나드는 점심시간.

거의 모든 음식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배달되는데요.

배달용 포장용기 사용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포장해가려고요. 땡초멸치김밥 하나 날치알톡톡김밥 하나 그리고 세트로 순두부찌개하고 비빔밥. 그렇게 주문할게요."]

["네. 15,700원인데요. 용기 가져오셔서 할인 천 원 들어가서 14,700원 결제 도와드릴게요."]

이 식당은 지난 6월부터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회용기를 대신할 그릇을 가지고 가면 천 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겁니다.

[김민선/음식점 직원 : "제가 SNS에서 용기내 챌린지가 유행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희 사장님이 권유를 받으셨다고 하셔가지고 흔쾌히 저는 하면 좋겠다. 환경을 위해서도…. 그래서 저희 가게에서는 흔쾌히 하게 되었고…."]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냄비나 반찬통 등 다회용기를 사용하자는 '용기내 캠페인'.

하지만 그릇을 들고 와서 포장해가는 손님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김민선/음식점 직원 : "한 달에 한 대여섯 분 계시고요. 생각보다 이용하시는 분들이 적더라고요."]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가 확산 되면서 배달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했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배달용 플라스틱은 세척이 잘 안 된 경우가 많아 대부분 소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음포장 용기로 인한 환경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황.

우리 지역에서도 시민들이 나서 다회용기 사용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김보금/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소장 : "우리가 지역을 좀 나눠 가지고요. 많은 업소를 방문했어요. 저희가 300여 개를 방문했는데요. 사실은 이게 용기를 가지고 가는 소비자한테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음식업소는…. 큰 음식업소 같은 경우에는 손님이 밀려 있잖아요. 대기한 손님들이 있는데 용기를 가지고 간 손님에게는 또 따로 담아야 되니까 서로가 불편한 정책이지만, 다양한 모양으로 음식업소 대표님들이 참여하고 있어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캠페인의 취지를 이해하고 함께하기로 한 업소는 현재까지 180여 곳.

지금도 전주시내 곳곳에서 용기내 캠페인을 알리는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생활 속 플라스틱 줄이기에 관심이 많던 유향선, 김형순 씨도 캠페인을 알리는데 좀 더 나서보기로 했습니다.

[유향선/전주시 호성동 : "나부터 실천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해야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용기내'를 알리고자 나왔습니다."]

일일이 상가들을 찾아가 설명해보지만 처음부터 흔쾌히 허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음에요."]

["지금 많이 바빠요. 오늘은 재료 준비가 바빠 가지고 오늘은 힘들 것 같아요."]

["캠페인 홍보 좀 하려고 왔어요."]

["다음에 할게요."]

하지만 환경을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반복된 설득에 점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있습니다.

[유향선/전주시 호성동 : "상인분들도 심적으로 어려운 시기인데요. 그래도 이렇게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해주시는 상가가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시민들의 용깁니다.

[황슬기/전주시 인후동 : "알고는 있는데 해본 적은 없어요. 왜냐하면 보통 그게 포장할 때 필요한 캠페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배달은 많이 시켜먹어도 직접 포장하러 가는 경우는 잘 없잖아요."]

[정현명/전주시 중화산동 :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귀찮아서 배달을 시켜먹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포장을 하거나 그러면 번거로움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용기내 챌린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배달 대신 포장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내가 불편한 만큼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건데요.

낯설고 귀찮은 일이지만 변화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용기내 챌린지'를 접했다는 곽주아 씨는 오늘 두 번째 용기를 내 봅니다.

[곽주아/전주시 송천동 : "지금 기후위기가 심각한 걸 방송이나 또 강연을 통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머리로는 알고 있고 마음으로 걱정도 되지만 생활에서 실천하는 경우가 너무 드문 것 같아서,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고자…. 번거로울 수도 있고 귀찮은 일이지만 해보기로 결심하고 실천하게 됐습니다."]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일회용기를 줄이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

잘 몰라서 혹은 불편해서 망설였다면 이제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이주노 기자 (leejun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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