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맛 개발부터 수십억 투자 결정도..달라진 유통가 이들 손에 달렸다

방영덕 입력 2021. 10. 19. 19: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이마트24]
이마트24에서는 오는 21일 '매혹적인 악마의 매운맛'을 콘셉트로 한 편의점 먹거리 3종을 선보인다. '매워 죽까쓰 샌드위치' '불타는 버건디 햄버거' '눈물찔끔 삼각김밥' 등이다.

매혹적인 것과 악마의 맛이란 다소 앞뒤 맞지 않는 콘셉트에 B급 감성 물씬 풍기는 작명을 한 이는 다름 아닌 이마트24의 딜리셔스 비밀탐험대(이하 딜탐). 딜탐은 사원 대리급 직원을 중심으로 마음껏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게끔 지난 8월에 발족됐다.

유통기업들이 2030세대 직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거나 과감히 투자를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젊은층의 소비력이 더욱 커지자 이들과 연령대가 비슷한 직원들을 통해 트렌드 파악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 제공 = GS리테일]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특별조직을 꾸리는데 가장 앞장서는 곳은 편의점 업체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는 먹거리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기도 하고, 한번 대박이 나면 메가히트 상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MZ세대 취향은 아무래도 같은 MZ직원들이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한 말로 1981~2010년생을 일컫는다.

실제로 딜탐의 과하게 매운 상품 아이디어를 놓고 내부에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 매운맛의 '오버 스펙'이라는 차별화로 상품화까지 성공했다.

비밀탐험대 1기 오현창 탐험대장은 "기업인만큼 상품 판매를 통한 매출도 중요하지만 시도 자체가 더 큰 의미를 지닐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도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많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틀에 갇히지 않은 MZ세대의 생각을 여과 없이 담아내려고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GS25에서도 2030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갓생 기획'이라는 팀을 운영 중이다. 이들이 내놓은 젤리·우유 등의 '갓생 기획'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 넘게 팔렸다. CU는 최근 푸드컬처랩 브랜드 서울시스터즈와 손잡고 김치맛 아몬드 등을 선보였다.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낸 아이디어를 회사에서도 적극 수용, 상품 생산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

패션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LF의 경우 최근 '던스트' '앳코너' 같은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20~30대 직원에게 시장 조사·기획·론칭까지 전담시켰다.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만 24~39세 연구원으로 선발된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팀을 운영 중이다. 당장 사업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2030 세대에서 입소문 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로 평가를 받는다. 등산 라이딩 캠핑 등 야외활동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디그디그 액티비티'가 대표적이다. 현재 디그디그 액티비티는 출시 9개월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단기적 성과를 평가하기보다는 MZ 세대의 취향을 파악하는 등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 팀의 역할이 단순히 아이디어 제공차원에서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수십억원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현대백화점이 한 예다. 현대백화점의 미래사업팀은 최근 편의점 콘셉트의 상점 나이스웨더에 3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미래사업팀은 평균 나이 29.8세로 구성된 사내 MZ세대팀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MZ세대팀이 첫 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했다"며 "앞으로도 럭셔리, 리빙,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MZ세대의 소비력이 커지는 만큼 이 팀을 통해 주목도 높은 해외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유행에 민감한 국내 MZ세대는 2030년 기준으로 생산연령 인구(15~64세)의 약 6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8년 후면 부와 소비 중심이 완전히 MZ세대로 이동한다고 연구소 측은 분석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