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된 美전기차 시장 줄잇는 투자
일본 도요타가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밝히는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 '빅3' 완성차업체들은 한국의 배터리 기업과 협업해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나서는 데다, 미 정부 역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해외 기업간 경쟁 구도가 점차 뚜렷해지는 형국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배터리에 34억 달러(3800억엔, 한화 약 4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대한 135억 달러(16조원) 일환이다.
도요타는 2025년 생산을 목표로 2031년까지 12억9000만 달러(1조50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 현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차 배터리 생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으며, 부지·생산능력 ·사업구조 등을 포함한 세부사항은 추후 공개키로 했다.도요타는 현재 미국 판매량의 25%가량을 전동화 모델로 판매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70%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만대의 무공해차 판매를 목표로, 미국에서는 150만~180만대를 제시했다.
앞서 독일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 10억 달러(1조2000억원)를 투자하고 전기차 및 디지털 생산 기반을 강화키로 했다. 혼다도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 내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35년까지 100% 전동화 모델로 꾸린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2025년까지 전기차 현지 생산, 생산 설비 확충을 비롯해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신사업에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특히 현대차는 내년부터 현지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현지 '빅3' 완성차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과 손을 잡고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P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올해 합병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전날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2014년부터 배터리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양쪽 합쳐 4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제네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과 총 5조4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1·2공장을 세우기로 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13조5000억원을 투자해 '블루오벌SK' 합작사를 세우기로 했다. 이 밖에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현지 생산 및 현지 노조를 둔 기업에 대한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는 미국산과 해외산 전기차의 세제혜택 차이가 2500달러 수준이지만 2026년 이후에는 1만2500달러까지 벌어지게 된다. 또 노조가 있는 공장에서 출시한 전기차는 추가 보조금 혜택을 주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는데, 현재 노조를 둔 공장은 GM·포드·스텔란티스 등 현지 '빅3' 기업뿐이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추진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오는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행정명령을 내고 오는 2030년 전기차(수소·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목표 50% 설정 및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과 기업평균연비(CAFE)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장재룡 HM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평균연비 기준을 재강화하고, 공격적인 전기차(EV) 보급 목표를 설정했다"며 "미국 자동차 산업계도 EV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현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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