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평화 외교 노력 와중에 SLBM 발사한 북한

한겨레 입력 2021. 10. 19. 18:46 수정 2021. 10. 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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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발사 장소가 '신포 동쪽 해상'이라고 밝혔는데, 신포 조선소는 북한이 에스엘비엠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해온 곳이어서 이번에 잠수함에서 신형 에스엘비엠 첫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데다 특히 에스엘비엠은 상대방이 모르게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민감한 전략무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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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국 워싱턴의 미 국무부 청사 앞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북한이 19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략무기인 에스엘비엠을 북한이 쏜 것은 2019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발사 장소가 ‘신포 동쪽 해상’이라고 밝혔는데, 신포 조선소는 북한이 에스엘비엠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해온 곳이어서 이번에 잠수함에서 신형 에스엘비엠 첫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이날 서울에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보 수장들이 만나 한반도 정세와 대북 문제 등을 논의했다. 또 이날 미국에서도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됐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한국전쟁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계속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번 주말 서울을 방문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그동안 일련의 협의를 통해 우리의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국 쪽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후, 한국 정부는 관련국들과 집중적인 외교를 다각도로 진행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위협적인 무기로 꼽히는 에스엘비엠을 발사해 자칫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데다 특히 에스엘비엠은 상대방이 모르게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민감한 전략무기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 등 구체적 제안을 내놓으라는 압박성 메시지를 던지면서, 한편으로는 ‘국가 방위력 강화 5개년 계획’에 따라 무기 개발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지난달 잠수함에서 에스엘비엠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 등도 고려했을 것이다.

미-중 신냉전 속에서 북한은 자신의 지정학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첨단무기 개발만으로는 안보와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더 이상 긴장을 높이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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