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가 몰랐던 수소 생산방식..알아야 할 이유

신동규 입력 2021. 10. 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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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 수소공방
"세세한 부분 알아야 되는지 의문"
"국민께 '거짓 공약' 하는 것일 수도"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와 원희룡 예비후보 / 사진 = 국민의힘

18일 있었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 4차 토론회에서 이뤄진 수소 관련 문답이 화제가 됐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수소는 뭘로 만드냐"는 질문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홍준표 "수소는 H2O인가 그거 아닌가"라고 답하면서입니다. H2O는 물의 화학식입니다.

이후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수소를 어떻게 만드는지 사실 저는 몰랐다"며 "대통령이 탄소중립 시대에 청정 에너지인 수소경제 시대를 구축 하겠다고 결심하고 내각에 지시하면 되지 수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세세한 부분까지도 알아야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토론할 때마다 꼭 미세한 각론으로 골탕을 먹이는 원희룡 후보를 다음 토론 때부터는 조심해야 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소 생산방식을 미세한 각론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생산 방식에 따라 수소가 청정 에너지가 아닐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청정 생산방식은 단가 비싸고…저렴하면 CO2 배출
수소생산방식은 크게 부생수소, 개질수소, 수전해 방식 등 3가지로 나뉩니다. 여기서 더 세분화됩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제철 공정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수소입니다. 추가설비 투자비용 등이 없어 경제성이 높지만,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이므로 생산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활용하려면 고순도화 공정이 필요합니다. 또 엄밀히 말해 부산물로 생기는 것이어서 기술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개질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활용한 촉매 반응으로 생선된 수소를 말합니다. 개질은 석유 정제 공정을 일컬을 때 주로 쓰는 용어로 촉매나 열을 이용해 가솔린의 품질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수증기 개질과 부분 산화, 건식 개질, 열분해 반응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수증기 개질 반응이 가장 널리 쓰입니다. 수증기 개질은 700~900℃ 정도의 고온 수증기를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혼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생산비용이 저렴한 편이고 상대적으로 CO2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전해 방식은 전기를 이용한 물 분해로 수소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으로 알칼라인 수전해,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고체산화물 수전해 등이 있습니다. 이 때 사용하는 전기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다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에도 가장 부합합니다. 문제는 아직 비싸다는 것입니다. 또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를 수전해에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경우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수전해 기술별 특성 비교 / 출처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동향브리프 '수소생산' 발췌

수소 생산방식의 친환경성을 고려한 분류로 수전해를 '그린수소', 개질수소를 '그레이수소', 개질수소와 탄소포집활용및저장기술(CCUS)을 접목해 '블루수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CCUS는 발전소나 산업시설 등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압축·수송 과정을 거쳐 저장(CCS)하거나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여 활용(CCU)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아직 구상이나 연구소 단계로, 상업화 된 수준은 아닙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간한 기술동향브리프 '수소생산' 보고서의 '수소 생산 방식별 장단점 비교' 표를 보면 2018년 기준 부생수소 생산단가는 kg당 2천 원입니다. 그레이수소는 kg당 2700원에서 5100원, 그린수소는 kg당 9천 원에서 1만 원입니다. 부생수소와 최대 5배 차이가 납니다. 현재 상용화 된 수소차인 넥쏘의 연비는 93.7km/kg~96.2km/kg 수준입니다.

수소 생산 방식별 장단점 비교 / 출처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동향브리프 '수소생산' 발췌

블루수소는 단가가 적시되지 않았는데, 아직 상용화된 기술이 아니므로 가격을 산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수소경제의 근간이 되는 많은 기술들이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2030년 수소생산 계획보니…"절반은 수입"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어제(18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을 발표했습니다.

NDC 중 '수소' 분야에서는 수전해 수소 기술개발과 상용화 지원, 부생·해외수입 수소공급 확대로 수소공급의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 담겼습니다.

구체적으로 2030년 수소공급의 47.4%를 부생·해외수입이 차지합니다. 수전해는 12.9%, 추출은 39.7%입니다. 말하자면, 2030년에 수소경제의 근간을 이룰 수소 생산의 절반 정도를 해외 수입 아니면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에 의존한다는 얘기입니다.

2030년 수소 공급 전망 / 출처 = 2050탄소중립위원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 발췌

'블루수소' 정도가 그나마 실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꼽힙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CCUS를 통한 탄소흡수 전망과 관련해 "시나리오에 제시된 CCUS 흡수량은 CCS 국내외 저장소 확보 및 CCU의 국내외 산업 잠재성, 국내외 시장 확대, 미래 기술발전 등을 감안할 때 달성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에서 제시된 CCUS 탄소흡수량은 화력발전 전면 중단 등 배출 자체를 최대한 줄이는 A안에서 5500만 톤, 화력발전이 잔존하는 대신 CCUS 등 제거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B안에서 8460만 톤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CCS의 경우 아직 저장 부지를 탐색하려는 단계고 유용한 물질로 전환해 활용하는 CCU의 경우 상용화된 기술이 마땅치 않은 상태입니다.

방향 정하려면 기본은 알아야
수소경제 분야의 한 연구자는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수소를 수입할 수 있는 국가로 호주를 꼽았습니다. 호주는 인구 대비 국토면적이 넓고 사막지대의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생산에 용이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국가적으로 수소수출을 에너지 전략으로 삼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과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가차원의 수소전략을 마련해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수소 생산기술 패러다임은 기존의 그레이수소에서 수전해 등 친환경적인 그린·블루수소 방식으로 차츰 전환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술투자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수소 생산과 수입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수소 생산기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원희룡 후보는 "홍 후보님의 수소경제정책은 중요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내각에 물어서 하면 된다는 말씀을 듣고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본인 공약에 대한 기초공부도 안되면 국민께 '거짓 공약'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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