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젠 '전두환'까지 미화한 윤석열의 몰역사적 인식

한겨레 2021. 10. 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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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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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 오죽하면 ‘1일 1망언’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독재자 전두환씨를 미화하고 나선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대선 주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몰역사적 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 부족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미화 발언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전두환씨처럼 경제 등 각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그 당시 3저 현상 이런 게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맡겨놔서 잘 돌아가는 거다. 저도 최고 전문가들 뽑아서 적재적소 (배치)해놓고 전 시스템 관리나 하면서 (…)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씨가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기용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를 두고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무자비한 폭압정치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짓밟혀 국민들이 고통받은 사실을 윤 전 총장은 모른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독재 타도 투쟁에 나서 민주주의를 회복했을 때 윤 전 총장은 어디에 있었다는 말인가. 특히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5·18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30일 부산 민주공원 행사에서 이한열 열사의 사진이 담긴 조형물을 가리키며 “부마항쟁인가요”라고 하고 8월15일 광복절엔 안중근 의사 영정에 술잔을 올리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는 윤봉길 의사의 말을 올려 실소를 자아내게 했는데, 이번 전두환씨 관련 망언은 묵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윤 전 총장은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며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해명했다. 말꼬리를 잡는다는 불만인데, “전두환씨가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자기가 말해 놓고도 남탓으로 돌리며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번 이런 식으로 문제 발언을 하고 파문이 일면 발뺌을 하는 것도 치졸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더 이상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자신의 망언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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