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 미루는 OPEC·러시아.. 美 "모든 수단 동원해 압박"

강규민 2021. 10. 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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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유국 향한 불만 최고조
사우디는 "증산 노력중" 말뿐
천연가스 부족에 허덕이는 EU
"푸틴, 공급 확대 약속 안지켜"

대규모 원유 증산에 나서지 않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천연가스 증산 약속을 어긴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 백악관은 대대적인 원유 증산을 사실상 거부중인 OPEC을 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압박할 것이라며 계속해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 공급 문제를 놓고 OPEC 회원국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원유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PEC 회원국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최근 수주 사이에 "에너지 공급의 물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며, 모든 수단을 마음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가 미국의 대규모 증산 요구에 최근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강한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말 사우디를 비밀리에 먼저 방문해 원유 증산을 협의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까지 지난 14일 미 워싱턴DC 국무부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 잇단 회담을 갖고 대규모 증산 요구를 했지만, OPEC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점차 회복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급등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장보다 0.2% 오른 82달러 44센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이다.

OPEC+는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면서 대규모 증산을 거부중이다. OPEC+는 사우디가 포함된 OPEC와 OPEC에 가입되지 않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까지 포괄하는 협의체다. 투자부족과 수리작업 때문에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에선 원유 증산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서아프리카 산유국이 계속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OPEC+는 내다봤다.

원유가격 급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원유 소비국은 증산을 요청했지만 OPEC의 리더인 사우디는 지난주 OPEC이 단계적인 증산정책을 견지하겠다고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OPEC+에 대한 추가 증산 제안에 관해 사우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알사우드 에너지 장관은 생산을 늘려고 노력중이라는 공허한 답변만 하고 있다.

EU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공급하는 천연가스를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다고 불만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가스 공급을 정치적 무기로 삼을 생각이 없다면서 러시아가 판단하기에 유럽에 추가 가스가 필요하면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푸틴의 이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실제로는 천연가스 공급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공급이 늘리겠다고 해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 폴란드를 거쳐 북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 어디에서도 공급은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에 가스공급을 늘리겠다고 시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독일에 우크라이나를 관통해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르드 스트림 2' 파이프라인 공사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가깝고 운송비가 저렴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해 전체 소비량의 43%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러시아 가즈프롬이 천연가스 공급을 동결하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이날 폭등했다.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FT 가상거래소 천연가스가격은 11월 인도분이 메가와트시(MWH)당 104유로로 18% 급등했다. 푸틴이 공급 확대를 시사한 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이달초 117.50유로에서 하락세를 탔지만 이날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국제 유가와 비교하면 2배 정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천연가스 확보를 놓고 유럽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천연가스 가격 역시 다시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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