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 옹호'에..여야 일제히 비판 "입만 벌리면 망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여야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총장이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을 당원협의회를 방문,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윤 전 총장은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전두환)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했다.

이에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참담하다’고 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이 누구냐. 그는 철권통치로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화를 짓밟는 정치로 기세를 떨쳤다”며 전두환 정권 당시 벌어진 삼청교육대 창설, 임기 7년 동안 1만명 시국사범 구속,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학림사건, 부림사건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이를 알고도 윤 후보는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했고, 그 정치가 훌륭한 방식이었다고 평가하는 거냐”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전두환의 정치를 찬양해 호남까지 운운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명백한 망발이다.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도 윤 전 총장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후안무치 국감과 윤석열 후보의 오늘도 ‘아무 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것을 이해할만 하다”며 ”이런 사람들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 년 왕조 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다”라며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가 됐다”며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이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역갈등을 깨고 전국 기반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에 진심으로 다가섰고, 잘못된 역사에 대해 무릎 꿇어 사죄했다”며 “호남을 심각히 모욕한 오늘 윤석열 후보의 망언은 그간의 그 모든 노력과 정성을 모두 거짓으로 만들어 버린 망언 중의 망언”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자 “인재(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국가를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