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뉴타운 '고급 브랜드' 요구 거세졌다.. 난감한 건설사들

김동호 2021. 10. 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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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개발이 뜨거운 서울 노량진 재개발 구역들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바람이 가열되고 있다.

노량진뉴타운 내 다른 구역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재개발하는 것처럼 6구역도 고급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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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4·6구역 일부 조합원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안되면
시공사·조합장 교체 추진할것"
건설사들 "공사비 증액 불가피
서울 모든 지역서 요청해 난감"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6구역 재개발 사업 현장 전경. 노후 주택들이 뒤편에 위치한 여의도 63스퀘어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뉴타운 개발이 뜨거운 서울 노량진 재개발 구역들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바람이 가열되고 있다. 8구역에 DL이앤씨의 '아크로', 5구역엔 대우건설의 '써밋'이 제안되면서 재개발을 추진 중인 기존 4·6구역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강남권에 확산되는 이런 분위기가 고급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 희석 등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노량진 구역들 "하이엔드 아니면 시공사 교체"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량진6구역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노량진뉴타운 내 다른 구역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재개발하는 것처럼 6구역도 고급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량진6구역은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컨소시엄으로 시공을 맡았지만 양사 모두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 교체까지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조합장 교체를 추진하겠다"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이호영 노량진6구역 재개발조합장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주장에 따라 시공사 계약 해지와 교체, 조합장 교체를 진행하면 지금보다 사업이 2~3년은 늦춰져 결국 조합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시공사와 협의해 설계와 마감재 등을 고급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노량진4구역 역시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 적용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합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최근 현대건설에 공식 요청했다"며 "디에이치 적용 가부가 결정되면 주민들과 공사비 증액 등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론낼 것"이라고 전했다.

시공사 선정을 마친 노량진 구역들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건 최근 노량진 뉴타운 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구역들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노량진8구역은 지난 8월 30일 시공사인 DL이앤씨의 하이앤드 브랜드인 '아크로' 브랜드 적용을 합의했다. 노량진뉴타운 내 첫 하이엔드 브랜드다.

9월 16일에는 노량진5구역 시공사 입찰에 대우건설이 '써밋 더 트레시아'를 제안했다. 대우건설로는 흑석11구역에 이어 동작구에서는 두 번째 써밋 카드를 내민 것이다. 노량진뉴타운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늘어나는 건 조합 요청 외에도, 노량진의 입지가 탁월하다는 판단도 일부 작용했다.

지하철 1·9호선 더블역세권에다 강남·여의도 접근성이 좋아 흑석동과 더불어 '준강남'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대입구역~노량진역~새절역을 잇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 건설사, 브랜드 가치 희석 난감

조합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에 건설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각 사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이 있고, 설계부터 마감재까지 고급화되며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해 복잡한 설득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북가좌6구역과 마천4구역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되며 서울 거의 모든 지역에서 고급 브랜드를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조합들은 안되는 줄 알면서도 더 많은 걸 얻어내고자 하는 협상 카드로 브랜드와 시공사 교체 카드를 내밀고 있는 중"이라고 푸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승자독식을 하는 정비사업 수주전은 영업이 전쟁이다 보니 조합들의 요구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강남 이외에 하이엔드 적용 사례가 늘어날수록 브랜드 가치는 희석되고, 건설사들의 새로운 브랜드 론칭과 마케팅 비용은 더 늘어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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