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마, 지옥서 탈출해" 동정 받던 中살인범, 체포 중 극단선택

정채빈 기자 입력 2021. 10. 19. 17:15 수정 2021. 10. 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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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공개한 현상수배 전단지./cskun1989 트위터

이웃을 살해한 뒤 도주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중국의 남성이 중국 네티즌들의 이례적인 동정을 받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경찰은 이웃 두 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던 어우진중(欧金中·55)이 저항하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중국 남부 푸젠성(福建省) 푸톈시(莆田市)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어우진중의 남다른 사연으로 현지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어우진중은 지난 10일 옆집 이웃 일가족 중 70대 남성과 그의 며느리를 살해했고, 사망한 남성의 아내와 10세 증손자 등 3명을 다치게 한 후 도주했다. 이후 어우진중을 찾는 단서를 제공할 시 2만 위안(약 368만원), 그의 시신을 발견할 시 5만 위안(약 921만원)의 포상금과 함께 수배령이 내려졌다.

사건 발생 이후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선 그가 해당 이웃과 수년 간 토지분쟁을 겪어왔고 그 바람에 89세 노모와 단둘이서 5년 동안 작은 판잣집 신세를 져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보도된 어우진중의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그는 2017년 정부의 재건축 승인을 받아 판잣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겠다고 이웃에게 전했지만, 이웃은 공사를 계속 방해했다고 한다. 이후 어우진중은 경찰과 마을 공무원, 정부, 언론 등에 해당 문제에 대해 여러 번 도움을 요청했지만 끝내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보도에 따르면 그가 살던 마을에 태풍이 들이닥치며 그의 판잣집을 덮고 있던 양철이 이웃집 채소밭으로 날아가버렸다. 그 양철을 찾으러 갔던 어우진중은 이웃들과 마주쳤고 거기서 말다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어우진중은 이웃집 가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우진중이 노모와 함께 지내던 판잣집./cskun1989 트위터

해당 사연과 함께 어우진중이 노모와 지내던 판잣집 사진이 확산되면서 현지 네티즌들은 “붙잡히지 말고 그가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길 바란다” “그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은 정부와 언론이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다” “정부와 푸톈시 관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등 그를 옹호했다.

그러나 도주 일주일 만인 18일 경찰에게 발견된 어우진중은 체포에 저항하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현지 경찰은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현지 네티즌들은 “경찰을 믿을 수 없다” “그는 평생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내가 읽은 것 중 가장 슬픈 소식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를 애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30년 전 바다에 빠진 어린 소년을 구했고, 2009년 위험에 빠진 돌고래 2마리를 구조하기도 했다는 일화가 퍼지기도 했다. 또한 “어우진중이 도와달라고 할 땐 듣지도 않더니 어우진중이 도주할 때는 헬리콥터가 8대나 떴다” “중국 경찰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한 내 이해에 따르면 저항과 자살이 동시에 성립될 수 없다. 분명 경찰이 그를 죽였을 것이다” 등 분노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어우진중의 사연이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그의 계정은 삭제된 상태이다.

현지 인권변호사 리우샤오위안은 “대중은 그가 저지른 살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당국이 그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등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라며 “토지 분쟁은 중국 시골에서 매우 흔한 일이다. 지방 정부가 분쟁과 불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갈등은 쉽게 번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지방 정부에게 매우 무거운 교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정부의 관련 부처가 분쟁 해결을 돕기 위해 개입했다면 살인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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