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첫 배터리 공장 설립..북미 시장 진출 본격화

노정연 기자 2021. 10. 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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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지프(Jeep) 전기차 ‘랭글러 4xe’를 시승하고 있다. 로이터


삼성SDI가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다. 그간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없이 독자노선을 유지해 온 삼성SDI는 이번 스텔란티스와 협력을 계기로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미국 내 합작사 설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장 규모나 위치, 준공 시기 등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울산과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삼성SDI는 현재 국내 배터리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다. 경쟁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SK온은 포드와 함께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삼성SDI는 독자노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25년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으로 인해 삼성SDI도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이 불가피해졌다. USMCA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SDI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에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4개월만에 투자 방향이 결정된 셈이다.

삼성SDI의 미국 진출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 기반을 갖추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현재 미국에서 각각 3개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가동중이거나 준공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글로벌 전기차 3대 시장인 중국·유럽·미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I가 합세하며 북미 배터리 시장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생산공장 현황.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앞서 하루전인 18일 LG에너지솔루션도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텔란티스 입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 두번째 합작사 설립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물량이 많이 필요한 스텔란티스가 원활한 물량 조달을 위해 각각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를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북미 지역에 연간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지어 2024년 1분기부터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지난 1월 출범한 회사다. 미국 3대 완성차 브랜드로 꼽히는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지프, 램 등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약 41조원(300억 유로)을 투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도 손을 잡으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아직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합작사의 구체적 투자와 합작공장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 규모로 미루어 볼때 최소 조 단위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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