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급한 불 끈 라이나생명, 남은 관건은 美 처브와 고용승계 협상

이경탁 기자 2021. 10. 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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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험사 처브에 매각되는 라이나생명이 '노사 갈등'이란 급한 불을 껐다.

대주주인 시그나 그룹이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이 요구한 수준의 '매각 위로금'을 약속하면서다.

라이나생명 임직원은 매각 위로금으로 기본급의 800%를 받기로 시그나 측과 합의를 마쳤다.

다만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이 요구하는 고용 승계 부분은 앞으로 대주주가 될 처브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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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연수 1년 이상 '직원 위로금' 최대 1200% 합의
처브와 고용승계 협상 오랜 시간 소요될 듯
라이나생명

미국 보험사 처브에 매각되는 라이나생명이 ‘노사 갈등’이란 급한 불을 껐다. 대주주인 시그나 그룹이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이 요구한 수준의 ‘매각 위로금’을 약속하면서다. 이제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에게 남은 관건은 처브와의 고용승계 협상이다.

19일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위로금 합의를 기점으로 노사 갈등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라며 “위로금보다 더 중요한 건 고용승계 문제인데, 이 부분은 대주주 변경 후 처브와 본격적으로 협상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라이나생명 임직원은 매각 위로금으로 기본급의 800%를 받기로 시그나 측과 합의를 마쳤다. 대주주변경 승인이 난 직후 800%를 지급하고, 다시 1년 뒤에 40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속연수 1년 미만의 직원들은 기본급의 400%, 이후 2년에 걸쳐 400%의 위로금을 받는다.

매각 위로금이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주뿐 아니라 임직원들도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회사를 매각할 때 받는 격려금이다. 법적으로 지급 근거는 없지만, 국내에서는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시그나는 M&A(인수·합병) 주관사로 김앤장을 선정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시그나는 매각 위로금으로 매각 전에 400%를 지급하고, 1년 뒤에 200%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너스 금액을 결정했다”라고 반발했다.

처브는 전 세계 54개국에서 3만3000여명의 임직원이 종사하고 있다./처브라이프

라이나생명 직원협의회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내고 노조 설립 등을 예고하고, 일부에선 파업도 거론하자 시그나가 한발 물러서 임직원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다. 금융위원회 감독규정에 따르면 대주주가 고발 조치될 시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져 시그나의 매각이 불발될 수 있다.

다만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이 요구하는 고용 승계 부분은 앞으로 대주주가 될 처브가 결정해야 한다. 라이나생명 전체 임직원 숫자는 850여명이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까지 앞으로 1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처브가 고용승계와 관련한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은 노조설립 등을 통해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앞서 라이나생명의 모회사인 미국 시그나그룹은 지난 8일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터키의 생명·상해보험 등의 사업을 처브에 57억7000만달러(약 6조8500억원)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 중 한국 라이나생명의 가치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라이나생명은 매년 높은 배당금을 통해 시그나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이나생명은 처브로 넘어간 뒤에도 같은 브랜드로 계속해서 영업할 예정이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35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165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익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업계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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