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美노동자들 거리로 뛰쳐나왔다..켈로그·볼보 등 파업 몸살

송지유 기자 2021. 10. 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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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내 178개 기업 파업, 8월 이후 '가을파업' 급격히 늘어..'파업+10월' 합한 신조어 '스트라이크토버'도 등장
미국 노동자들이 파업 피켓을 들고 거리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전역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리얼을 만드는 켈로그 공장부터 영화를 만드는 할리우드까지 노동자들이 파업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 손이 귀해지자 더 높은 임금과 더 좋은 복지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 등은 미 코넬대학교 노사관계대학원 집계를 인용해 올 들어 미국 내 178개 기업에서 파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파업만 40건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이달 업무를 거부하고 거리로 나온 '가을 파업' 건수가 급격히 늘면서 온라인상에선 '스트라이크토버(Striketobe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파업을 의미하는 '스트라이크'와 10월을 뜻하는 '옥토버'를 합친 것이다.

켈로그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1400명이 파업을 결의했다. /AP=뉴시스

농기계와 중장비를 만드는 '존디어' 근로자 1만명은 지난 14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가 임금 및 기타 혜택에 합의안을 내놨지만, 노조 구성원 90%가 합의안에 반대하면서 작업을 중단했다.

시리얼 회사 켈로그의 미시간·네브래스카·펜실베이니아·테네시 공장에서도 지난 5일부터 약 1400명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켈로그가 직원 의료 보험과 퇴직 수당을 줄이는 한편 휴가시간 삭감까지 고려하면서 파업을 결의했다.

의료계도 예외가 아니다. 직원 3만1000명이 소속된 대형 의료기관인 카이저퍼머넌트 소속 노조도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이미 뉴욕 병원 근로자 2000명, 매사추세츠주 간호사 700명 등이 파업에 돌입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 간호사 2만4000명도 단체협약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파업하기로 뜻을 모았다.

제과업체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상업용 트럭제조업체 볼보 등도 파업 중이다. 할리우드에선 영화 촬영과 무대·소품·메이크업 등을 담당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조 '국제 극장 무대 종사자 연맹(IATSE)'이 설립된 지 128년 만에 첫 파업 위기를 맞았었다. 지난 16일 근로조건 개선안에 잠정 합의를 이뤄 파업 위기를 모면했지만, 6만명에 달하는 노조 구성원들이 파업에 나섰다면 할리우드 영화 산업은 그대로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구인난에 귀하신 몸, 임금·복지 개선 움직임…"코로나 기간 쌓인 분노 분출됐다"는 해석도
미국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파업 시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기업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구인난이 장기화되면서 노동자들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직원 이탈을 우려한 기업들이 임금·복지 등 처우 개선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는 327만명으로 지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많은 인력들이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아 자발적 퇴사를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3개월 연속 1000만건을 넘어서 미국의 인력난이 얼마나 극심한 지를 보여준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충분한 임금과 안전 조치 등을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수개월이 지난 지금 파업으로 분출됐다는 해석도 있다. 기업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면서도 노동자 처우 개선에 관심을 두지 않는 현실에 노동자들이 분노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리즈 슐러 미국노동총연맹(AFL-CIO) 의장은 "근로자는 감시받고 소모품으로 취급받는 것에 지쳤다"며 "구인난이 심각하지만 안전하고 보수가 좋으며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찾기 부족하다는 것이 궁극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브루노 일리노이대 교수도 "노동자들은 화가 난 상태"라며 "최근 줄파업이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노조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됐다. 지난해 노조에 가입한 미국 노동자 비중은 10.8%로 정점에 달했던 1983년 20.1%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노조 가입이 다시 증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노동자국제연합 '32BJ'의 롭 힐 부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노조원들이 새롭게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선 의료보험 적용, 유급휴가 등 적절한 보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조를 새롭게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은 최근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무산되긴 했지만 앨라배마주에서 아마존 창고 노동자가 첫 노조 설립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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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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