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윤석열 '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에 "호남 능멸, 즉시 석고대죄하라"

박홍두 기자 2021. 10. 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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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SNS에 “광주의 상처 아물지 않았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 “참담한 정치관과 역사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오후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은 1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옹호 발언에 대해 “명백한 망발”이라며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맹공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갈수록 태산”이라고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촌평하면서 “광주(5·18 민주화운동)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을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운동)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이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찬양하는 윤 전 총장의 수준 낮은 역사인식과 반복되는 참담한 발언에 국민들은 지쳐간다”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꿈꾸는 정치가 고작 전두환 전 대통령이 했던 방식이라니, 오늘의 발언은 설화의 수준을 넘어 윤 전 총장의 참담한 정치관과 역사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전두환 정권 당시 각종 인권침해 사건을 열거하면서 “이를 알고도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했고, 그 정치가 훌륭한 방식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인가”라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전두환의 정치를 찬양하여 호남까지 운운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5·18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정의당도 “(친일파) 이완용도 나라 팔아먹은 것 빼면 잘했다는 말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논평을 내고 “윤석열 후보는 광주묘역 비석을 닦는 시늉을 하기 전에 본인의 정신부터 세척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군사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40년 전 독재정치를 롤모델로 삼고 싶은가 보다”며 “생각할 수록 끔찍하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직격했다.

심 후보는 “전두환은 성과와 과오를 나눠서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전두환의 성과라는 것은 결국 민주시민들의 고혈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라며 “불과 지난 11일 윤석열, 홍준표 후보를 포함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광주를 찾아 일제히 오월 영령 앞에 고개를 숙였는데, 이번 윤 후보의 발언으로 모두 다 기만적인 퍼포먼스였음이 드러났다. 그게 아니라면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게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역할과 조직 관리의 모범 사례를 들기 위해 전씨를 언급한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며 “더구나 호남 지역민들에게 큰 상처가 되는 말이라는 점에서 어설픈 변명보다는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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