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기대하는 항공업계, 유가·환율 잇단 악재에 '울상'

손의연 2021. 10.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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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유가·환율 상승으로 연이은 악재
트래블 버블·위드 코로나따른 여객 수요 증가 기대
대형사, 화물수송 주력하며 국제선 노선 확보
LCC, 태국과 홍콩 등 중·단거리 노선 확대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시행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항공업계가 유가와 환율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려 울상을 짓고 있다. 항공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선 확대 등에 나섰지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유가 연말까지 상승…유류할증료도 올라 부담

18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제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8달러(약 11만5512원)로 지난해 10월보다 11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에 비해 17.5% 높아진 수준이다.

올해 3분기 평균 항공유가는 배럴당 75달러(약 8만8860원)로 전년 대비 약 75%나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흐름을 고려했을 때 항공유가가 연말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 고정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유 구매비용이다.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30%로 알려졌다.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도 오르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0원이었지만 올해 4월부터 거리 비례별로 3600∼2만400원이 부과되고 있다. 이달 들어선 3단계가 적용돼 편도 기준 거리 비례별로 4800∼3만6000원으로 올랐다. 통상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항공권 가격을 올려 대응하지만 여객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항공업계에는 부담이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185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54원이나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장중 1200원을 넘기도 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돼 순손실 발생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대한항공(003490) 경우 배럴당 1달러 상승 시 연간 3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나고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약 560억원의 외화평가 손익이 발생한다. 제주항공(089590)은 환율이 5% 상승할 때 185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노선 운항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류 사용량이 평년보다 적다”며 “그래도 고유가가 지속되면 원가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가 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유류할증료와 유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거래 등을 통해 유가변동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선 이미 포화상태…국제선 노선 확대 주력

항공업계는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에 따라 국제선 여객 수요 잡기에 나서며 악재에 대응할 방침이다. 국내선은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사이판 경우 지난 8월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출국객이 총 1852명에 달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두 번째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인 싱가포르는 개인 여행도 허용해 더 많은 여행객이 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항공사는 화물 수송에 주력하면서 국제선 노선을 점차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1월쯤 하와이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2월쯤 괌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중·단거리 국제선 운항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국토교통부에 중국 칭다오·옌타이와 태국 치앙마이·방콕 등 18개 노선에 대한 재허가를 신청했다. 티웨이 항공은 부산-홍콩, 진에어는 인천-마카오 노선 재허가를 신청했다. 에어프레미아도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 국제선 취항을 위해 다음 달부터 본격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이 악재이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며 “항공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여객 수요가 회복돼도 항공사들의 경영 안정화까지는 오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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