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사라졌다' 이동진 평론가 극찬 속 스페셜 GV 성료

정유진 2021. 10. 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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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정유진 기자]

연이은 GV 전석 매진과 시사회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평으로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린 영화 '첫눈이 사라졌다'가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하는 의미 있는 GV 상영회를 성료 했다.

'첫눈이 사라졌다'는 영혼을 깨우는 최면술사 ‘제니아’의 등장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의 부유한 마을 전체가 들썩이면서 벌어지는 놀라운 이야기를 그려낸 독특한 판타지 아트버스터.

폴란드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베를린영화제 3관왕을 수상하며 현시대 유럽의 아트 영화계의 거장으로 국제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 감독의 첫 국내 개봉작인 '첫눈이 사라졌다'는 정성일 평론가에 이어 지난 10월 7일(목)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하는 스페셜 GV 상영회까지 연이어 매진되며 수많은 호평과 극찬 속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동진 평론가는 본격적인 해설에 앞서 “이 영화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나름대로 영화를 이해하며 보게 되고, 따라서 마지막 장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더불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 감독에 대해서도 “21년이라는 경력을 가진 폴란드 대표 감독이다. 국제 영화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는 만큼, 이 영화를 봤을 때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을 것이다. 특유의 확실한 화법과 스타일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체르노빌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는데,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HBO '체르노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체르노빌 사건이 이 영화에서 시각적인 이미지로 계속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 속에서 최면에 걸린 마을 사람들이 안식과 평화, 모든 치유를 얻게 되는 장소인데, 그 숲이 바로 체르노빌의 ‘붉은 숲’을 형상화한 것이다. 가장 끔찍한 죽음의 장소인 그 숲엔 인간이 들어갈 수조차 없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재 그 숲에는 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 끔찍하고 압도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숲에서 치유와 평안을 찾는 마을 사람들을 통해 절망의 이유를 희망의 이유로 바꿔서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감독의 방법론을 엿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눈’의 의미에 대해서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에서 ‘눈’은 ‘낙진’으로 비유된다. 이 점이 굉장히 비범하고 또 독특하다”라고 언급하며 “영화의 결말에서 ‘눈’이 갖는 축복 같은 고귀함과 끔찍한 인류사의 재앙인 체르노빌 사건의 산물인 ‘낙진’의 이미지가 겹친다”라고 말해 앞서 설명한 역설의 방법론을 다시 상기시켰다. 또한 “누군가의 죽음이 반드시 삶의 희망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 낮과 밤이 이어지는 방식이나 황혼 무렵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한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즉 가장 끔찍한 비극과 상처를 가장 놓칠 수 없는 희망과 구원의 발원지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 영화의 가장 독특하면서도 감동을 받게 하는 측면이다”라고 설명하며 극찬을 보냈다.

이어 영화의 마술쇼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 마술 쇼 장면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는데, 전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하고 있다. 즉 사람들의 고통이 각자의 방식으로 치유되었고, 또 어떤 모습으로든 나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하며 관객들이 의문을 가졌던 포인트들을 명확하게 풀이해주었다. 또한 “마술쇼의 제목이 ‘변신’이었던 것처럼, 마술쇼를 보는 마을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제니아 역시 변신에 성공한다. 제니아는 본인을 슈퍼 히어로라고 생각했지만 어머니를 살려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마을에 와서 모두를 고통 속에서 구원하고 변신시킴으로써 슈퍼히어로 역할을 하게 되었고, 마침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한 후 구원을 받은 것”이라며 장면에 담긴 깊은 의미와 정취에 대해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이 영화의 영제는 Never Gonna Snow Again, 즉 다시는 눈이 내리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의미이다. 이는 일종의 경고와 같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절대자가 지금은 눈이 내리며 너희를 구원하였지만 한시적인 일이라며 경고를 하는 것이다. 이 영화가 눈을 다루는 태도는 그러하다”라고 설명하며 극 중 ‘눈’이 구원이면서 동시에 경고를 의미하는 역설적인 측면에 대해서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인간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서 구원을 받는 게 아니라, 너무나도 고통받아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러한 점에서 이상한 아름다움, 이상한 감동이 느껴진다. 일종의 영화적인 구원을 받은 느낌, 혹은 굉장히 아름다운 것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독특한 엔딩이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첫눈이 사라졌다'가 갖는 기묘하면서도 독특한 작품성을 극찬했다.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이동진 평론가의 극찬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첫눈이 사라졌다'는 10월 20일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다자인소프트 제공)

뉴스엔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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