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에 힘 세진 美 노조.."파업 1년새 2배 늘었다"

진상훈 기자 2021. 10. 19. 1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미국에서 일손 부족 문제가 심화하면서 노동조합의 힘이 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 들어 미국에서는 새롭게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는 빈도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 파업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최근 구인난이 심화해 근로자들의 발언권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일손 부족 문제가 심화하면서 노동조합의 힘이 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 들어 미국에서는 새롭게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는 빈도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각) 코넬대학교 노사관계대학원 집계 자료를 인용, 올 들어 미국 내 178곳의 기업에서 파업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파업은 이달에만 17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4일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미국의 농기계 제조사 존디어의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파업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AP 연합뉴스

블룸버그도 자체 조사 결과 지난 8월 1일 이후 미국 전역에서 파업이 일어난 사업장 수가 약 40곳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에 해당된다.

기업별로 보면, 농기계 제조사인 존디어의 근로자 1만명은 지난 14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시리얼을 포함한 음식료품 기업인 켈로그의 근로자 1400여명도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다.

농기계와 중장비를 만드는 존디어 근로자 1만 명이 지난 14일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시리얼 브랜드로 유명한 켈로그 노동자 1천400명도 5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대형 병원체인 카이저에서 근무하는 2만8000여명의 근로자들도 이달 파업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의 영화와 TV 제작 업계에서 촬영, 분장, 무대, 조명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 6만여명으로 구성된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맹(IATSE)’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지난 18일 가까스로 근로조건 개선안에 합의하기도 했다.

근로자들의 위상이 높이지면서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예전에 비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고 담당 직원들이 처음으로 노조 설립을 추진했고,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들도 최근 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파업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최근 구인난이 심화해 근로자들의 발언권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는 통화 완화 정책 등에 따라 경제는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인해 일을 쉬는 사람들이 늘어 종업원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공개된 미국 노동부의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327만명으로 지난 2000년 12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실직이 아닌, 호황으로 더 높은 임금과 좋은 근로 조건 등을 찾아 떠나는 자발적 퇴직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미국 앨라배마주 베세머 아마존 물류센터의 노조 설립을 지지하기 위해 한 시민단체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노동 친화적인 정책 기조를 가진 점도 최근 미국에서 노조의 힘이 강해진 이유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지난 4월 기업에서 노조의 설립을 촉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아담 세스 리트윈 코넬대 노사관계학 교수는 “노조는 경제적으로도 기업에 비해 우월적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정치 권력도 자신들의 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고용주들도 이 같은 사실을 자각하고 있기에 결국 노조의 요구에 머리를 숙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근로자들의 발언권이 강해져 미국에서 인건비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인플레이션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 알버트슨의 비벡 산카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 애널리스트들과의 대화에서 “식품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문제가 계속 되고, 인건비 상승도 겹쳐 올해 남은 기간 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