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운군 유족 만난 송영길 "미필적 고의 살인행위"..산재예방TF 활동은 어떻게?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9일 전남 여수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숨진 고 홍정운군 유족을 면담하고 재발방지 대책 점검을 약속했다. 앞서 지난 5월 경기 평택항 사고로 숨진 고 이선호씨 유족을 만나 “죽음의 사슬을 끊어내겠다”고 한 지 5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 당내 산업재해예방태스크포스(TF) 설치 등 일터 안전을 위한 대책과 제안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산재 사망은 ‘도돌이표’를 걷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의 한 요트정박장에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선박 따개비 제거작업을 하던 중 사망한 특성화고 3학년생 홍정운군의 빈소를 찾았다. 이에 앞서 해경의 수사 상황을 전달받은 송 대표는 “선주에 대한 철저한 처벌도 처벌이지만 이와 유사하게 현장 실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재발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폐가 약해 잠수할 수 없는 어린 학생에게 12kg이나 되는 납덩이를 묶어 8m 수심에 들어가게 한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라고도 말했다.
송 대표가 산업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의 가족을 찾은 것은 두번째다. 그는 지난 5월에는 경기 평택항에서 컨테이너에 부딪혀 사망한 이선호씨 유가족을 만났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점검과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 설치 추진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 산재예방 TF도 이선호씨 사고를 계기로 출범했다. TF는 이씨 사망을 계기로 ‘산재 예방 3법’이라고 명명한 소방기본법·항만운송사업법·건설안전특별법 등의 통과를 추진했고, 이 가운데 항만안전감독관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안은 7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TF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공장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청소노동자가 숨진 서울대학교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이후 TF는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잠정휴업 상태다. 민주당 경선으로 각 캠프에 참여한 TF 소속 의원들이 외부 일정을 수행하기 어려워졌고, 최근에는 국정감사까지 있던 탓에 TF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송 대표의 여수 현장 방문에도 산재예방 TF는 동행하지 않았다. TF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감 이후 TF를 상설 특위로 확대개편할 것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다만 당이 선대위 체제로 전환되면 특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고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예방 중심의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적으로 약속했던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 출범도 안갯속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부처 내 산업안전보건본부를 신설했지만, 이를 외청 형태의 산안청으로 독립시킬지 여부는 아직 답보 상태다. TF 관계자는 “부처 간 업무 조정 등 쟁점 사항들이 조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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