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승인? 인가? 최초? 유일?'..헷갈리는 전자담배 뉴스

박효순 기자 입력 2021. 10. 19. 15: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처음으로 전자담배 제품을 승인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FDA가 RJ레이놀즈사의 전자담배 브랜드인 ‘뷰즈’가 제조하는 전자담배 기기와 액상 카트리지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FDA는 성명에서 자료 분석 결과 뷰즈의 독성이 일반 담배와 비교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뷰즈의 전자담배가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거나 흡연량을 크게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자담배가 청소년에게 끼치는 악영향이 존재하지만, 성인 흡연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중략,,,> 앞서 FDA는 지난해 9월 미국의 모든 전자담배 제조 업체에 금연 보조 효과를 검토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500개 이상의 전자담배 업체들이 FDA에 평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FDA는 RJ레이놀즈사 이외의 업체들에 대해서도 승인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이 기사가 나온 이후 업계에서는 ‘처음(최초) 승인’ 용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필립모리스 등에 따르면, 이번 기사 내용은 미국 FDA가 한 미국회사의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처음으로 미국내 판매허가에 해당하는 시판전담배제품신청(PMTA) 인가를 내준 것이다. 그동안 이 분야에서 FDA 최초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PMTA와 위해저감담배제품(MRTP) 인가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전자담배는 크게 나누어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가 있다. 궐련형은 담뱃잎을 기반으로 만든 궐련을 전자기기에 끼워 가열하여 증기를 통해 주로 니코틴만 전달하는 형태이다. 액상형은 니코틴 용액을 가열 기화시켜서 주로 니코틴만 전달하는 형태의 제품이다. 두 가지의 공통점은 불을 붙여 니코틴을 흡입하는 제품이 아니라 가열형(비연소) 제품이라는 점이다.

일반담배는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유해물질 때문에 암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이 되는 문제가 크다. 미국 FDA, 영국 PHE 등 국가기관뿐 아니라 WHO 등 국제기구도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은 담배제품을 끊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금연 캠페인과 함께 비연소 제품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알려주고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이 판매 인가에 해당하는 PMTA 인가를 처음 받았다는 이번 뉴스와 관련, 많은 국내 언론들은 ‘첫번째 승인’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FDA는 담배 규제와 관련해서는 승인(approve)이 아니라 인가(authorize)라는 공식 용어가 쓰인다.

시판전담배제품신청(PMTA, Pre Market Tobacco Application) 인가는 사실상 판매 인가에 해당하는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담배제품이 시장에 나올 때 FDA가 기존 제품에 비해 위험성이 어떠한지를 살펴보고 판매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이다. 또한 위해감소담배제품(MRTP, Modified Risk Tobacco Product) 인가는 공중보건의 보호를 넘어 공중보건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위해가 줄어든 담배제품’이라는 사실을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인가하는 제도이다.

레이놀즈 전자담배에 대한 FDA의 PMTA 인가는 2019년 미국에서 있었던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한 중증 폐질환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해당 사건은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법 대마사용과 관련이 있었다. 이후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FDA가 이번에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PMTA 인가를 내준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지난 2019년 4월 전자담배 최초의 PMTA 인가를 받았다. 아이코스는 2020년 7월에는 MRTP 인가까지 획득했다. 회사 측은 이를 근거로 전자담배 분야에서는 최초이자 아직 유일한 MRTP 인가 제품임을 내세운다. 금연 일변도 정책으로 일관하는 국내에서 전자담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규제는 FDA의 표현처럼 ‘공중보건 증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