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366억 들였지만 '수포자' 오히려 늘었다
[경향신문]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366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수학을 포기한 학생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전면 재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의 제 1~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10년 동안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투입된 예산은 1차 113억원, 2차 144억원, 3차 109억원 등 총 366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학을 포기한 학생, 이른바 ‘수포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중3은 4.0%, 고2는 4.4%였지만 2019년에는 중3 11.8%, 고2 9.0%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교육성취도 평가협회의 2019년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 연구’에서도 한국 중학생의 수학 흥미·자신감은 국제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한국 중학생의 61%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54%가 수학에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국제평균은 각각 41%, 44%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사걱세와 강 의원은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사업 효과가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전면 재수정을 요구했다. 체험관 건립과 체험 행사, 사이트 구축 등으로 구성된 현재의 수학교육 종합계획이 아니라 학교 수학교육 중심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학교육 종합계획 이후 36개의 수학문화관·센터가 건립되거나 건립될 예정으로, 2차·3차로 갈수록 이런 경향은 강화됐다. 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최근 2년간 집행예산을 봐도 공학도구 개발과 수학 학습 지원사이트인 EBSMath에만 예산의 75.2%인 82억원이 집행됐다.
이들은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영재교육 강화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영재 교육 대상이 되기 위해 더 어려운 수학 문제를 더 일찍 풀어야 하는 환경에 처하게 된다”며 “수포자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수학교육 종합계획이 오히려 수포자를 양산하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학교육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은 사업에 이처럼 많은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수포자가 생기는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학교육 목표 재설정, 공교육 수업의 질 개선 등을 중심으로 종합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좋은교사운동이 지난해 8월 수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학교육 개선을 위한 시급한 정책은 평가개선이 48.3%로 압도적이었다. 수학적 사고 중심의 교과서 개발은 24.9%로 나타났고, 인공지능 등 첨단 콘텐츠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3%에 그쳤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
- 대통령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70명 사상
- [설명할경향]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국조본·특수단·공조본·특수본이 다 뭔데?
- 경찰, 경기 안산 점집서 ‘비상계엄 모의’ 혐의 노상원 수첩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