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시간 방치 3세아 사망에도 아동보호기관 기록엔 "아이 양호"

김규빈 기자 2021. 10. 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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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딸을 77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죄)로 기소된 30대 미혼모에게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한 가운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기가 사망한 후에도 아기와 엄마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기록한 상담 내역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오후 열린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딸 B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엄마 A씨의 공소장을 봤을 때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당시 행정복지센터의 상담내역을 살펴보면, 아이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인 7월30일과 8월5일에 해당 가정에 방문해 과일과 삼계탕을 전달하고, 아이와 엄마의 상태를 모두 '양호하다'고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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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허종식 "아동학대 대응체계 대대적 점검해야"
남동구 3세 방임사건 친모 외박일지© 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자신의 딸을 77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죄)로 기소된 30대 미혼모에게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한 가운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기가 사망한 후에도 아기와 엄마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기록한 상담 내역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오후 열린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딸 B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엄마 A씨의 공소장을 봤을 때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당시 행정복지센터의 상담내역을 살펴보면, 아이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인 7월30일과 8월5일에 해당 가정에 방문해 과일과 삼계탕을 전달하고, 아이와 엄마의 상태를 모두 '양호하다'고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이 보건복지부의 상담, 사례관리 내역과 미혼모 A씨의 공소장을 분석한 결과 3살 딸 B양은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지난 7월23일 오후~24일 20시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지난 6월18일부터 7월24일까지 B양을 26차례에 걸쳐 집안에 홀로 두고 유기해 상습적으로 방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A씨는 6월19일~7월 17일까지 29일 동안 27일을 외박을 하기도 했다"며 "A씨는 7월21일 오후에 집을 나가 24일 20시쯤 귀가했으며, 아이가 사망한 사실을 처음 확인하고도 다시 외출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7월28일 16시 50분쯤, 8월4일 14시 10분쯤에 집에 귀가했는데, 이는 B양이 사망한 현장을 3번이나 보고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며 "결국 A씨는 아이가 사망한지 14일이 지난 8월7일 15시40분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당시 A씨가 B양만 홀로 두고 방치한 사흘 동안은 인천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돼 한낮 더위가 33도 이상 오르던 시기였다. 발견당시 B양은 당시 안방 이불에 누워 숨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허 의원에 따르면 담당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 1월~7월 전화 상담을 4차례, 방문 상담은 3차례를 진행하면서 ‘특이사항 없다’고 기록했다. 다만 6월 18일 행정복지센터의 상담 내역엔 "엄마가 잠깐 쓰레기를 버리려고 1층에 나가기만 해도 아이가 불안해하고, 울 정도로 떨어져있지 않으려고 한다"는 상황이 기록됐다.

허 의원은 “아동학대 우려가 제기돼 행정복지센터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공공기관이 1년 넘게 개입하고도 3세 여아의 사망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동학대 대응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며 “고위험 가정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두텁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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