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삼성SDI 북미전략도 윤곽..리비안·스텔란티스 '투트랙'

김도현 기자 2021. 10. 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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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1' 당시 전시된 삼성SDI의 배터리팩. /사진=뉴스1

글로벌 4위 완성차그룹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도 배터리 합작사(JV)를 설립한다. 신중한 행보를 보이던 삼성SDI의 북미시장 공략 해법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2의 테슬라' 리비안과 스텔란티스가 양대축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완성차업체가 두 개 이상의 배터리회사와 동시에 JV를 설립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자동차·지리자동차·GM 등과 JV를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 사례처럼 복수의 완성차업체와 JV를 설립한 배터리업체는 있었지만, 완성차업체는 보통 한 곳의 배터리 회사와 JV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SDI의 경우 완성차업체와 처음으로 손을 잡고 JV를 설립하게 됐다. LG가 3곳과 JV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SK온이 포드와 설립한 JV를 통해 북미를 넘어 유럽 진출을 준비 중인 것과 달리, 삼성SDI는 유독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헝가리 괴드 지역에 배터리 생산량 확대를 위해 최근 1년 새 점진적으로 투입된 금액이 1조원이 넘지만, 광폭행보를 보인 LG·SK와 비교했을 때 소극적으로 비춰진 게 사실이다.

미국 진출도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SDI는 미국에 배터리팩 공장만 운영 중이다. 배터리 제품은 셀·모듈·팩 등으로 구분된다. 여러 셀을 묶은 제품이 모듈이며, 모듈을 묶어 최종 완제품 형태로 납품되는 게 팩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한국·유럽 등에서 생산된 셀·모듈을 현지에서 패키징해 납품하는 방식으로 미국 사업을 진행했다.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현지에 마련하고 지속적인 증설을 거듭한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 최대규모 배터리셀 공장을 짓고 있는 SK온과 온도차가 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각각 GM·포드 등과 손잡고 북미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2025년부터 미국 내 생산비중 75% 이상을 갖춰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북미무역협정(USMCA)'이 체결되면서 삼성SDI를 향한 우려도 커졌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 6월 '인터배터리 2021'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시장 진출 의사를 처음으로 꺼냈다. 이후 삼성SDI는 전통적인 완성차 생산설비가 밀집한 오대호 인근 '러스트벨트' 지역과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공장을 설립하는 '선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장부지를 물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북미시장 공략은 리비안과 스텔란티스가 근간이 될 전망이다. 리비안은 2019년 아마존이 7억달러를 투자하며 '아마존 전기차'로 유명세를 떨쳤다. 내연차 생산경험 없이 전기차 시장에 곧바로 뛰어들어 '제2의 테슬라'로도 불린다. 리비안은 2025년까지 100GWh 규모의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곳의 핵심 배터리 공급처다. 리비안의 주력모델인 픽업트럭 'R1T' 등에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스텔란티스는 올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의 합병으로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크라이스슬러·피아트·마세라티·지프·씨트로엥 등 14개 브랜드를 거느렸다. 크라이슬러는 GM·포드 등과 함께 미국 3대 브랜드로 꼽힌다. 스텔란티스가 출범 당시 "북미를 대표할 그룹의 브랜드다"며 크라이슬러를 지목한 바 있다.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를 파트너로 확정지음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각각 공급할 전망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진행된 'EV DAY' 행사에서 300억유로(약 41조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70%,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40%를 전기차 라인업으로 채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향후 4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14개 전 브랜드가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시사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스텔란티스가 그동안 LG의 파우치형과 삼성의 각형을 공급받아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세대 배터리 파트너 역시 두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당시만 해도 둘 중 한 곳이 유력하다 정도였으나, 예상을 깨고 스텔란티스는 두 회사 모두와 JV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우치형·각형 대표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과 동시에 JV를 체결했다는 점에서 4종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개발 단계부터 파우치형 탑재 모델과 각형 탑재 모델로 구분될 수 있으며, 플랫폼에 따라 브랜드별로 달리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또 "스텔란티스 공급량을 놓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경쟁하는 게 아닌, 두 회사 각각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 리비안(원통)과 스텔란티스(각형)의 주력 배터리가 다르고, 스텔란티스와 만든 JV를 통해 리비안에 납품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리비안에 대한 납품은 삼성SDI 자체공장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JV 설립 및 미국 신규 공장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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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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