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호남 민심' 野 경선도, 본선도 가른다..웃고 있는 홍준표

최동현 기자 2021. 10. 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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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선출 후 與 지지층 이탈 조짐..호남 지지율 13.9%p '급락'
'반문' 윤석열보다 '호남의 사위' 洪 유리..尹도 '이재명 때리기'로 호남 표심 공략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호남 민심이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등을 돌린 민주당 지지층이 집단 이탈하는 분열 양상이 가속하자,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 선출 이후 문재인 대통령, 정당지지도, 대선주자 지지율이 나란히 주저앉는 '트리플 하락 국면'에 봉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4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15일 전국 성인남녀 2022명을 설문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0%포인트(p) 오른 41.2%를 기록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고치이자, 국민의힘 창당 이래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p 내린 29.5%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집계 이래 민주당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처음이다. 양당 지지율 격차도 11.7%p로 지난주(7.8%p)보다 3.9%p 더 벌어졌다.

주목할 점은 '호남 민심'이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49.4% 지지율을 얻어 전주(63.3%) 대비 13.9% 급락했다. 반대로 호남 지역 '무당층'은 13.9%로 전주 대비 6.8%p 늘었다.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부동층 또는 국민의힘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은 대선후보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5~16일 전국 성인남녀 3000명에게 '가상 양자대결'을 물은 결과, 윤석열 후보는 37.1%로 이재명 후보(35.4%)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홍준표 후보도 35.9%로 이 후보(34.6%)를 1.3%p 앞질렀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15~16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양자 대결에서는 홍준표 49.6% 대 이재명 35.5%, 윤석열 48.9% 대 이재명 36.1%로 두 자릿수 격차가 벌어졌다. 원희룡 후보도 양자 대결에서 39.9%를 얻어 이 후보(38.8%)보다 1.1%p 우세했다.(이상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대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한쪽 진영의 지지층이 집단적으로 분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이탈표를 일부 흡수하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여권 텃밭인 '호남 표심'이 야당 경선과 대선 본선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는 이색적인 상황도 엿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지지층 분열의 수혜자가 홍준표 후보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당내 대권주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청년층, 진보층, 중도층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표적인 반문(反문재인) 인사로 유력 대권주자가 된 윤석열 후보에 대해 호남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반감이 상당한 반면, 홍 후보는 그런 점에서 다소 자유로운 편이다. 홍 후보는 부인 이순삼 여사가 전북 부안 출신으로, '호남의 사위'이기도 하다.

윤 후보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이재명 대항마' 이미지를 강화해 여권 이탈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빽 믿고 조폭이 설치는 나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이 후보의 '조직범죄 연루설'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후보를 물밑에서 지원하는 점도 유리한 대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사과'를 하며 보수정당의 중도 확장을 끌어낸 인물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이 봉합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하면서 상당수가 무당층으로, 일부는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에 흡수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세대보다 진보적 성향과 색채가 덜한 호남권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진영 이탈 흐름이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민주당의 위기는 상대적으로 중도 확장성이 높은 홍준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윤석열 후보도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며 "역으로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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