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 침체에 LCD 남아돈다.. 삼성전자, 올해 판매 목표 300만대 낮춰
中 업체 공급량 확대에 초과 재고 쌓여
TV용 LCD 수요 분기마다 5%씩 줄어
삼성·TCL·소니 등 판매 목표 하향 조정
전 세계 TV 수요가 올해 하반기부터 둔화되면서 전체 TV 출하량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LCD 수요가 지난 3분기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업체들의 패널 공급량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LCD 공급 과잉 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트 업체들은 올해 판매량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 세계 LCD 공장 생산 가동률은 85%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전분기 대비 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매분기 전 세계에서 5000만대 넘는 TV가 출하되는 걸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TV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0만대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DSCC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세트 업체와 유통사를 중심으로 중저가 TV에 대한 재고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초과 재고가 예상됐다”라며 “그럼에도 중국 LCD 업체들이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려가면서 LCD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됐다”라고 했다.
LCD 패널 수요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트업(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효과로 지난해 초부터 급격하게 늘었고,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패널 가격은 매달 5%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32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5월 32달러(약 3만6000원)에서 지난 6월 88달러(약 10만600원)로 2배 넘게 뛰었고, 65인치 LCD 가격도 같은 기간 163달러(약 18만6000원)에서 285달러(약 32만5000원)로 75%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14개월 만인 지난 7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고 4분기가 시작된 이번 달부터 하락폭은 커졌다. 10월 상반월 기준 32인치 LCD 패널은 9월 하반월 대비 8.9% 떨어졌고 65인치 역시 같은 기간 4.6% 하락했다. 펜트업 효과를 이끌었던 TV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DSCC는 “지난 3분기 LCD 수요가 전분기 대비 6% 줄었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2.7% 늘어나는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됐다”라며 “올해 4분기 LCD 수요가 더 줄어들면서 LCD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30% 떨어지는 등 패널 가격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LCD 업체들은 수익성을 지키지 위해 올해 4분기 생산량을 전분기 대비 2% 줄일 계획이지만, 이 정도로는 초과 재고를 단기간 흡수할 수 없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TV용 LCD 수요는 분기마다 5%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생산량은 고작 2% 줄어들고 있다”라며 “내년이 지나도 LCD 공급 과잉 현상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라고 했다.
TV 시장 침체를 예상한 세트 업체들은 올해 판매 목표치를 낮춰 잡고 있다. 지난해 4928만대의 TV를 출하, 15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 목표치를 기존 4800만대에서 45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TCL의 경우 기존 3000만대에서 2500만대, 소니는 1000만대에서 800만대로 눈높이를 낮췄다.
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하는 올레드 TV를 밀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올레드 TV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26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LCD 산업을 잠시 살린 것일 뿐, LCD 산업은 이미 사양화에 접어들었다”라며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환 만이 살 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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