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톤 폐비닐에서 6톤 기름이..베일 벗은 SK 친환경 비밀병기

김성은 기자 2021. 10.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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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SK지오센트릭은 '친환경 도시유전'을 어떻게 만들까..기술·생산 현장 공개

폐기물을 실은 25톤 트럭이 수시로 드나드는 인천 서부자원순환특화단지 내 위치한 뉴에코원 공장. 공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탱크처럼 생긴 길이 7.2m, 지름 2.8m의 반응기 한 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섭씨 450~460도 고온이 유지되는 반응기에 한번에 투입된 약 10톤의 폐비닐은 열분해된다.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라면봉지, 사탕포장재, 과자봉지가 뒤섞인 것이다. 흙·음식같은 오염물이 묻거나 알루미늄 등 복합재질의 폐비닐은 열분해 기술이 없었다면 매립되거나 소각됐을 폐기물이다.

폐비닐 투입 이후 촉매탑 개질, 분류·냉각, 감압·증류, 여과 등의 과정을 거치면 약 12~14시간 이후 열분해유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생성량은 6톤이다. 열분해유는 디젤유와 유사한 열분해 연료유로 전환돼 주로 산업용 보일러나 발전기 연료로 쓰인다.

고회수율·친환경·안전···SK지오센트릭이 에코크레이션 손잡은 이유 '셋'
뉴에코원 내 설치된 반응기 등 기기 일체를 개발·설치한 곳이 에코크레이션이다. 뉴에코원은 운영사업자다. 지난 8월 SK지오센트릭은 68억원을 투자해 에코크레이션 지분 25%를 확보해 전략적 투자관계를 맺었다.

SK지오센트릭이 4년간 5조원을 투자,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은 이 여정을 중소기업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전략적 투자관계는 이 상생 전략 일환이다.

지난 18일 뉴에코원에서 만난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는 "열분해유 회수율은 약 60%로 경쟁사 대비 20~30% 높다"며 "열분해 과정에서 우리만의 집진, 촉매 기술을 활용해 염소 같은 유독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환경부 허용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100ppm(백만분율) 미만으로 나오게 했고 찌꺼기같은 왁스성 물질도 제거시켜 폭발 위험도 없앤 것이 우리 기술의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에코크레이션은 SK지오센트릭과 손잡고 대기 배출 오염원을 줄이는 한편, 열분해유 가운데서도 순도가 좀 더 높은 나프타 비중을 높이는 기술 개발 노력을 지속중이다.

일반적으로 열분해유에서 나프타 비중은 10~12%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에코크레이션은 한 달 전 이 비중을 25%까지 높였고 내년 중 45%, 이후 5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 나프타에 SK지오센트릭 후처리 기술이 더해지면 다양한 플라스틱 원료로 쓰기에 손색이 없어진다. 즉, 열분해유를 저품질의 보일러 연료로만 쓸 것이 아니라 일반 정유를 정제한 것과 차이가 없도록 활용처를 넓히는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현재 플라스틱 100% 재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함형택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이 재활용수지가 적용된 단일재질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후처리 기술 상용화 SK가 가장 앞서···폐비닐 100만톤은 원유 540만배럴 맞먹어"
에코크레이션은 SK지오센트릭이 폐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큰 그림에서 중요 '퍼즐조각'이다. 특히 폐비닐에서 고순도의 열분해유를 높은 비중으로, 그것도 친환경적으로 생산해내는 기술기업은 많지 않다.

열분해유, 또는 열분해유에서 나온 나프타를 화학사가 그대로 가져다 플라스틱 원료로 쓰긴 어렵다. 기존 정제유 대비 불순물로 인해 플라스틱 제작 공정에 투입할 때 대기오염 물질 배출, 설비 부식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 난제를 푼 것이 SK이노베이션의 '기술메카', 환경과학기술원이다.

같은 날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만난 플라스틱 CR(케미칼 리사이클) 태스크 박민규 PL(프로젝트 리더)는 "오랜 시간 정유·석유화학을 선도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열분해유를 후처리해 플라스틱 원료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력은 SK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수준이라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후처리 기술에는 촉매, 공정 기술 모두 중요하다.

실제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30일 국내 최초로 열분해유를 울산컴플렉스(CLX)의 정유·화학공정 원료유로 투입하는데 성공했다. 기술력 뿐 아니라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폐기물을 재활용한 열분해유를 석유대체연료로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생산 기술을 가진 미국 브라이트마크사와 협업을 통해 울산에 열분해 및 후처리 공장을 짓고 이르면 2024년부터 정제유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환경과학기술원 내 시험 공장은 내년 1분기 준공해 3~4월쯤 가동 예정이다. 2025년까지 SK지오센트릭이 자체 생산한 열분해유, 중소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열분해유 등 연간 총 50만톤 활용이 목표다. SK지오센트릭은 폐비닐 100만톤이 원유 540만배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함형택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은 "(친환경 업사이클링 비즈니스는) 일정 한 분야만 잘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고 폐기물의 수거, 선별단계까지 고려한 밸류체인 내 협업을 통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Plastic CR(Chemical Recycle) Task 박민규 PL이 폐플라스틱 열분해 단계별 유분 성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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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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