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동화 시대 핵심도 사람, 재교육 준비해야

김동현 오토데스크코리아 대표 2021. 10. 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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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오토데스크코리아 대표. /오토데스크코리아 제공

최근 정부는 글로벌 디지털 경쟁에서의 선도적 지위 확보와 탄소 중립 달성을 중점으로 하는 한국판 1차 뉴딜에 ‘휴먼 뉴딜’을 추가한 한국판 뉴딜 2.0 계획을 발표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이번 계획은 포스트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및 자동화 시대 준비를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정부는 2차 뉴딜에 약 220조원에 달하는 재정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약 25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신성장 분야를 다루는 일자리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자동화는 반복적인 수작업 혹은 물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작업을 대체해 근로자들이 보다 창의적이고 부가 가치가 높은 업무로 전환, 배치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동화의 이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학습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실제로 제조, 건축 등 해외의 다양한 산업군에서는 이미 자동화 기술 도입과 사용이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다.

오토데스크와 딜로이트(Deloitte)가 최근 조사·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화 기술에 대한 준비 수준 66%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높을수록 자동화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것으로,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호주(72%), 싱가포르(70%), 일본(69%)에 이어 4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배경에는 100%에 가까운 인터넷 사용 가능 가구 비율,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밀도 등의 기술적 요소뿐 아니라 기술, 운용 인력과 같은 인적 요소 확보에 대한 기업의 노력이 있었다. 조사 대상 한국 기업의 약 40%가 근무자를 위한 자동화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인력 교육과 양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지속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 2018년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약 2500여개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도왔다. 기업,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협업은 특히 재정적, 기술적 자원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

기술에 대한 준비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기술 사용과 기술이 주는 이점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 이런 협력은 필수 불가결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이 협력을 통해 자동화 기술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일본 최대 건설사인 다이와 하우스 공업(Daiwa House Industry)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설계 기술인 오토데스크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을 활용해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정된 도시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수많은 설계 옵션을 근로자가 일일이 살펴봐야 했다면,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활용함으로써 설계 목표나 소재, 비용 등 원하는 요구 조건에 최적화된 설계 옵션을 자동으로 도출할 수 있게 됐다. 자동화 기술은 기자재, 제조 방식 등에 있어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도록 돕는다.

이처럼 자동화가 주는 기회와 가치에 대한 사회 인식을 높이고, 근로자와 기업의 기술 학습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기술을 통한 산업 발전과 사회 발전을 함께 이뤄낼 수 있다. 기업과 근로자는 자동화를 포함한 다양한 혁신 기술을 통해 팬데믹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급변하는 업무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정부의 뉴딜과 자동화 시대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준비가 잘 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근로자의 50%는 일정 수준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수년간 진행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으로 인력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다. 사회와 산업 발전을 이끌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기업과 업계, 학계, 정부가 함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은 물론 이를 선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근로자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개인화된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교육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기업이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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