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온 오세훈 "대장동 같은 개발, 서울시라면 상상도 못해"

정한국 기자 2021. 10. 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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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대장동 국감'.. 與, 조폭연루설 제기 김용판 의원에 "딴 상임위 가라"
'대장동 판박이' 의혹, 백현동 문제도 계속 거론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업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판넬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는 여야의 ‘대장동’ 대결이 이어지며 경기도 국감 2라운드를 연상케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던 야당에 대해, 여당은 이날 서울시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조작”이라고 공세를 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별도 제작한 판넬까지 들고나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질의에 답하며 대장동 사업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강의하듯 맞섰다. 결국 “여기가 경기도 국감이냐”는 여당 반발 등이 불거졌고 이날 오전 서울시 국정감사는 90분만에 정회했다.

이날 공방의 시작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의 사보임을 요청한 것이었다. 사보임은 다른 상임위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민 의원은 “경기도 국감에서 지금까지 국감에서 보지 못했던 사상초유의 국감 자료조작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면서 “국감현장을 이렇게 더럽힌 김용판 의원이, 더군다나 경찰을 다루는 행안위 국감장에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발언 이후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약 30분간 국정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김용판 의원은 “지금 돈다발 사진으로 (여당이) 문제제기를 하지만 본체는 제보자가 진술서의 진정성에 있다”며 “수사가 진행될 것이니까 앞으로 지켜보면 된다. 사진 한 장으로 전체를 덮으려는 것은 소아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계속 대장동 공방이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국민의힘은 일관되게 ‘대장동’ 관련 질문을 던졌다. 오 시장은 이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대장동이나 백현동 사례와 같이 민간의 순차적 관여를 전제로 하는 도시 개발은 서울시로서는 매우 희한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위험이 있는 것은 공공이 하고, 돈을 버는 것은 민간이 한다”며 “인허가 절차가 쉽지 않다는 게 큰 리스크인데 공공이 개입하면서 다 해결해줬다. 서울시는 절대 민간이 (그렇게 이익을) 가져가도록 설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수익 구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번에는 판넬 하나를 들어올렸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대형 금융사 중심 공모 지시의 진실’이라고 제목이 붙은 판넬이었다.

오 시장은 “은행은 법규상 부동산을 취득할 수 없는데 (대장동) 공모지침은 (은행이) 참여하는 구조로 짰고, 건설사는 지침에서 배제했다”며 “사업구조를 짤 때부터 일부 민간은 돈을 많이 벌 게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또한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 사업’이라고 자평한 데 대해서도 대장동과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비교한 또 다른 판넬을 들어올리며 “GBC는 1조7000억원을 환수했는데 대장동이 가장 많이 환수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 여당에서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장이 대장동 도면을 만들어 설명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을 했다. 그밖에도 “여기가 경기도 국감이냐”라는 여당 측 반발이 이어졌다.

오후 재개된 서울시 국감에서도 야당은 꾸준히 대장동 의혹이나, 최근 ‘대장동 판박이’ 사업으로 거론되는 백현동 사업에 대해서 지적했다. 오 시장은 백현동 관련 판넬도 준비해 꺼내들고 답변을 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백현동의 경우에는 이재명 시장이 2016년 지구단위계획을 하면서 자연녹지 지역을 4단계나 격상시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줬다”며 “서울시에서 볼 때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질의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감사받을 일”이라며 준비한 패널을 꺼내들면서 “납득되지 않는 수의계약에 의해 백현동 땅을 판 다음에 상향했다”며 “서울시와 비교하면 6~7단계를 올려준 셈인데, 서울에선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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