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방치로 3살 어린이 숨졌는데..당국 가정방문 기록은 '양호'

이정하 2021. 10. 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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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3살배기 아동이 사흘간 집에 홀로 방치돼 숨진 사건과 관련해 행정당국은 아이가 숨진 뒤 이뤄진 가정방문에서 딸 상태를 '양호'로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구 한 행정복지센터 상담내용에는 7월에만 해당 가정에 4차례 방문했고, 자녀와 엄마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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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비극']허종식 의원 "관리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 지적
3살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친엄마가 지난 8월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에서 3살배기 아동이 사흘간 집에 홀로 방치돼 숨진 사건과 관련해 행정당국은 아이가 숨진 뒤 이뤄진 가정방문에서 딸 상태를 ‘양호’로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검찰의 공소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숨진 3살 여아의 사망 추정 시간은 7월23일 오후~24일 오후 8시쯤으로 추정됐다. 남동구 한 행정복지센터 상담내용에는 7월에만 해당 가정에 4차례 방문했고, 자녀와 엄마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고 기록했다.

아이 사망 추정 이후인 7월30일과 8월5일 방문에도 각각 과일과 삼계탕을 전달하면서 아이 상태가 ‘양호’하다고 기재했다. 다만, 6월18일 행정복지센터 상담 내용엔 “엄마가 잠깐 쓰레기를 버리려고 1층에 나가기만 해도 아이가 불안해하고, 울 정도로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한다”고 아이 상황을 기록한 내용은 있었다.

허종식 의원실 제공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올 1월~7월까지 전화 상담을 4차례, 방문 상담은 3차례를 진행하면서 ‘특이사항 없다’고 보고했다. 검찰 고소장을 보면, 어머니 ㄱ씨는 6월19일~7월17일까지 29일 동안 27일을 외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에 2박3일 외박을 세 차례, 3박4일 외박을 한 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딸만 홀로 남겨둔 채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장기간 비웠고, 딸이 숨진 사실을 알고도 다시 외출한 뒤 8월7일 119에 신고했다.

미혼모인 ㄱ씨는 한부모가족이자 기초생활수급자로, 2019년 4월부터 3년째 관할 구청의 사례 관리 대상이었다.

허 의원은 “행정복지센터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 관리가 제대로 진행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학대 우려가 제기돼 행정복지센터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공공이 1년 넘게 개입하고도 3세 여아의 사망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동학대 대응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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