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적 재능" '1:多'도 승리 이재명..野 '대항마 경쟁' 가열
洪·劉·元 '도덕성' 내세워, 尹은 '실력' 강조.."토론 영향 제한적"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공방을 '판정승'으로 끌어내자 야권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야권에서마저 이 지사의 손을 들어 주면서 네 명으로 추려진 대선 경선 후보 중 누가 최적의 상대인지를 두고 후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전날(18일)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가 8명의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과 공수 대결에서 방어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국감 내내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이 당시 시의회 다수를 차지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의해 100% 민간개발로 추진될 것을 자신에 의해 민관개발로 바뀌면서 화천대유 등에 돌아간 배당금이 그나마 줄었다는 논리로 국민의힘 공세를 방어했다.
그러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나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등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간 사람들과의 친분 관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의 주장을 꺾을 결정적인 한 방을 내놓지 못했다. 이 지사와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들과의 유착 관계를 보여줄 '스모킹건'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기존에 드러난 이 지사의 범죄사실과 여배우와의 스캔들 의혹 등 본질에서 먼 신상 공격에 나서기까지 했다.
여기에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이 지사와 조폭 간 연루설을 주장하며 근거로 제시한 현금다발 사진이 허위로 드러나며 공세의 원동력을 급격히 잃었다.
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지금 나와 있는 정치 주자들 중에서 가장 똑똑하다"며 "어제 국감에서 그게 전형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그는 똑똑하다. 예를 들어서 정치인으로서는 주목을 받고 거기서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광대 짓으로 국민의 판단력을 흔들어대며 그의 악마적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며 "치밀한 범죄설계자이자 최강 빌런인 고담시의 '조커'를 능가하는 모습에서 국민들께서는 절로 감탄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대장동 개발 의혹의 몸통이 이 지사라고 보지만 공개의 장에서 이를 어떤 식으로든 막아내는 이 지사의 언변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날 국정감사는 국민의힘이 이 지사에게 신상 공격까지 벌이며 사실상 대선 본선 토론 '미리보기' 성격을 띠었다.
중요한 점은 본선 토론에서는 이 지사의 상대가 8명이 아니라 1명이라는 점, 대답만 하지 않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 즉 이 지사의 '공격'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
네 명의 후보 중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윤석열 후보를 겨냥하기 위해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도덕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지사)가 (당 후보로 선출됐음에도) 역컨벤션 효과가 나는 것은 '비리 후보'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후보 선출 후 비리 후보로 낙인찍히면 이 지사와 피장파장인 비리 대선이 되고 범죄자 대선이 돼 외신에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유 후보도 "이 지사는 자신의 형제자매들한테 인간으로 할 수 없는 쌍욕을 했고, 여배우 스캔들에 지금은 대장동 게이트의 딱 중간(중심)에 있다"며 "이런 점을 TV토론에서 강력하게 주장하려면 우리 후보가 당당하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이어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윤 후보의 지난해 4·15 총선 전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에 아내·장모의 수사·재판 상황이 본선에서 이 지사의 공격 거리로 활용되면서 결국 정권교체에 실패할 후보라는 주장이다.
모든 의혹에 떳떳하다고 주장하는 윤 후보 측은 토론 실력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1차 컷오프 후 여섯 차례의 토론과 2차 컷오프 후 전국 순회 토론 및 맞수 토론 등을 거치며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토론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날 선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은 같은 팀으로서의 예의도 있다. 본선에서 이 지사와 토론한다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달변'이 실제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토론이란 것이 표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 다자대결의 여야 후보군들에 대한 지지율이 선출된 후보로 모일 텐데 여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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