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당했다"..유엔 재판소로 간 아르메-아제르 분쟁
[경향신문]

코카서스 지역의 숙적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상대국의 인종청소 범죄 여부를 가리게 됐다. 지난해 전쟁 끝에 나고르노 카라바흐 영토 상당수를 수복한 아제르바이잔이 지뢰 설치 혐의로 아르메니아를 제소하면서다.
유엔 국제사법재판소는 1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난해 양국이 나고르노 카라바흐 전쟁에서 휴전한 이후에도 국제법인 인종차별철폐협약을 위반했는지를 검토하는 공판을 열었다.
아제르바이잔 측 대표인 엘누르 맘마도프 외무차관은 이날 “아르메니아가 휴전한 이후에도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계속 지뢰를 매설하고, 아제르바이잔인에 대한 인종청소와 폭력 선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르메니아 측 대표인 예기셰 키라코샨 총리 고문은 “아르메니아가 계속 아제르바이잔인을 표적으로 삼고 테러를 가할 타당한 군사적 이유나 다른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아르메니아도 아제르바이잔을 자국민에 대한 인종차별 혐의로 맞제소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9월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6주 넘게 전쟁을 벌였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는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 땅이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70% 이상 살고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던 곳이다. 양국은 66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끝에 지난해 11월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수도 스테파나케르트를 제외한 주요 지역 대부분을 아제르바이잔에 반환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아르메니아의 완패였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두 나라는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갈등해왔다. 영토를 수복한 아제르바이잔은 지뢰 제거 작업을 벌였으나, 아르메니아군이 추가로 매설한 지뢰로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민간인 65명을 포함해 최소 106명의 아제르바이잔인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에 지뢰밭 지도를 달라고 요구한다. 아르메니아는 이번에 터진 지뢰는 전쟁 후 새로 매설한 게 아니라 1990년대 초에 심은 수십만개 중 일부이며, 이미 아제르바이잔 측에 지뢰밭 지도 두 개를 넘겼다고 주장한다.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오랜 앙숙이다. 아제르바이잔에는 터키계 튀르크족이 많이 살고, 이슬람교도 인구가 95%를 넘는다. 반면 아르메니아인들은 주로 러시아 정교를 믿는다. 지난해 양국이 벌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전쟁은 터키와 러시아의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을, 러시아는 아르메니아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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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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