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에서 기시다로 얼굴 바꾼 日 자민당, 총선서 선전할까
투표율이 관건.."낮아야 여당에 유리"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의 제49회 중의원 선거(총선)가 19일 고시되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31일 투·개표가 이뤄지는 이번 선거는 소선거구(지역구) 289석과 비례대표 176석을 합쳐 총 465석을 놓고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연립 여당을 구성하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 수는 305석으로, 자민당 276석과 공명당 29석으로 구성돼 있다.
◆기시다, '여당 과반' 낮은 목표 제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당 과반'(233석)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는 정권 유지만을 염두에 둔 비교적 낮은 목표치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4년, 2017년 제시했던 목표치와 같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처럼 낮은 난이도의 목표를 제시하면 책임을 묻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더라도 목표는 달성했으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자민당은 단독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닛케이는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더라도 현재 의석수보다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단독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 코로나19 6차 유행이 오더라도 극복할 만한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은 여당이 안정 다수(244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안정 다수를 획득하면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 절대 안정 다수(261석)을 달성하면 위원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 마쓰다 가오루 "연립여당 273석…절대안정 다수 예상"
산케이신문 계열 석간후지는 정치 평론가이자 선거 플래너인 마쓰다 가오루의 분석을 인용, 자민당이 244석으로 단독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쓰다는 최근 여론조사와 각 선거구의 최신 정세, 과거 선거 데이터 등을 근거로 이같이 예측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 실시되면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격감한 것으로 정부의 대책에 대한 평가가 상승했고, 기시다 정권으로 바뀌면서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상승했다"는 근거를 댔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그대로 밀고 갔다면 자민당의 의석 수는 72~73석 줄어들 것이란 전망됐으나, 자민당이 기시다 총리로 얼굴을 바꾸면서 크게 회복한 것이다.
최근 경제 대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점도 언급하면서 "기시다 정권의 '두꺼운 중산층'을 위한 경제 대책은 야당과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비례 표도 자민당을 뽑자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부연했다.
홋카이도나 아이치현과 같은 야당 강세 지역에서는 고전하겠지만, 자민당이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마쓰다는 덧붙였다.
그의 분석대로라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수를 합해 총 273석이 된다. 이는 절대 안정 다수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 13일 발매된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은 정치홍보시스템연구소와 함께 분석해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24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맞서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민당, 레이와신선조 등 진보 야권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 여당과 1대1 구도를 형성하는 작전을 펴고 있다.
◆투표율이 관건…"낮아야 여당에 유리"
투표율 또한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유권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다.
NHK가 지난 15~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943명을 유·무선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오는 31일 열리는 중의원 선거에 "반드시 간다"는 응답은 56%에 달했다. 이는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일본 정계에서 높은 투표율은 일반적으로 집권 자민당에 불리하게 해석된다. 낮은 투표율은 조직력이 있고 현역 의원도 많은 자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이 정권을 다시 잡은 2012년 중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59.32%로 자민당이 패배했던 2009년 선거보다 투표율이 10%p 가까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마쓰다는 "70개 선거구 이상이 여야당의 접전 지역이다. 무당파층의 움직임이 열쇠가 되지만, 여론조사의 '지지 정당 없음' 응답자들 중에 반드시 투표하러 가는 사람은 50%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투표율이 낮다면 경제 대책을 정중하게 호소해 지지층의 표를 착실히 쌓아 올리면 이길 수 있다. 큰 쟁점이 없기에 마지막에는 각 후보자의 자력이 승패의 분수령이 된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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