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어쨌건 돈다발 사진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착잡"

김 의원 "(장영하 변호사를) 믿고 했는데 조금 이게 날짜가 안 맞는 것 같다. 우리는 사진의 진위 확인을 못했다. 장 변호사가 그걸 가져 와서 강력하게 주장해서 그랬다"
장 변호사 "오늘(19일) 박철민씨 다시 만나 여러 가지 확인할 계획"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자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다시 제기하며 ‘가짜 돈다발 사진’을 공개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전날 김 의원이 국감 자리에서 공개한 ‘조폭 돈다발 사진’을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면책특권에 기대 아무 말이나 던지는 국민의힘의 현재 수준을 보여줬다”면서 “김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진행된 행안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조폭과 이 지사가 과거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었고, 이 지사가 성남 ‘국제마피아파’로부터 20억원 가까이 지원받았다고 주장하며 조직원 박철민씨의 사실확인서와 진술서, 박씨가 이 지사에게 전달했다는 현금 뭉치 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에 이 지사는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준비하긴 하신 것 같다”면서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박철민씨. 장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구치소에 있는 박씨와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장영하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돈다발 및 박씨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해당 돈다발 사진은 지난 2018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사진으로, 렌터카·사채업 광고에 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아무리 (국회의원) 면책특권이라는 게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해서는 안 될 짓이 있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윤리위에 제소하고 이분의 사퇴까지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어쨌건 돈다발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박철민씨를 접견하는 장영하 변호사가 ‘(박씨가) 워낙 강력하게 얘기했다’고 해서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장 변호사를) 믿고 했는데 조금 이게 날짜가 안 맞는 것 같다. 우리는 사진의 진위 확인을 못 했다. 장 변호사가 그걸 가져와서 강력하게 주장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김 의원 말을 들어보긴 하겠으나 사진 여부와 상관없이 박 씨가 제출한 진술서는 매우 구체적이고 자신의 명예를 걸고 진실이 맞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진실성에 대해서는 의심하기 어렵다. 상당 부분 진실일 것”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장 변호사는 19일 한 언론에 “오늘 오전 9시30분 박씨를 직접 만나 사진의 진위 여부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내용을 파악한 뒤 기자회견 여부 등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