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 첫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수 자민당엔 호재
[경향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일본에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31일 치러질 일본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일본의 선거 정국에 맞물린 북한의 무력 시위는 보수 색채가 강한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총선 유세를 위해 찾은 후쿠시마시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고를 받은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에게 북한이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지난달 이래 북한이 연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의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기술의 현저한 발전은 우리나라의 안전 보장과 관련해 간과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 기자들에게 “북한에 의한 탄도미사일 등의 거듭된 발사가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에 심각한 문제”라며 경계 감시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소자키 요시히코 관방 부장관도 “2발이 발사됐다”고 확인하면서 “이번 북한의 행동은 우리나라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자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에 있어서 심각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미야기현 센다이역 앞에서 거리 연설을 마친 뒤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귀경길에 올랐다. 기시다 총리가 이날 오후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지역구인 지바현에 있던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관저로 복귀했다.
4년 전인 2017년 10월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 때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쟁점 중 하나였다. 당시 자민당을 이끌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선거 유세 기간 내내 북한이 초래할 안보 위기 상황을 거론하면서 강경 대응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자민당이 연립정부 파트너인 공명당과 함께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베의 이른바 ‘북풍몰이’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시다 내각의 신임을 묻는 이번 총선 시작에 맞춰 이뤄진 북한의 이번 무력 시위는 자민당 입장에선 ‘축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유권자들의 안보 위기감이 커지면서 보수정당인 자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의미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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