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잃어버린 기억' 73년 전 여순사건 진실 밝힌다..특별법 제정 후 첫 위령제

지창환 2021. 10.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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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총리 "여순사건, 현대사의 가장 아픈 손가락"..법 제정 후 첫 위령제
-오전 10시 여수·순천에 묵념 사이렌..전남 동부지역서 각종 추모행사
-여순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용서와 화해 다룬 영화 '동백' 오늘 개봉
-"제대로 된 진상규명 통해 5.18, 4.3처럼 역사·문화 자산으로 활용해야"
[KBS 광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10월 19일(화)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지창환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박소정 운영위원장(여순10.19 범국민연대)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박나영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a6WxCjoeKv8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출발! 무등의 아침, 지창환입니다. 73년 전 1948년 오늘은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군인들이 제주4.3 사건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무장봉기를 일으킨 날이지요. 진압 과정에서 군경의 희생은 물론 수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되면서 여순사건은 우리 현대사회 최대 비극적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아서 유가족은 물론 여수와 순천 등 전남 동부 지역민들의 한과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 6월 국회에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첫 합동 위령제와 추념 행사가 오늘 여수와 순천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오늘 출발 무등의 아침에서는 여순사건 범국민연대 박소정 운영위원장 연결해서 73주년 맞은 여순사건의 현재와 앞으로의 과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방송은 유튜브에서도 실시간으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지창환 앵커 (이하 지창환): 지난 6월 사건 발생 73년 만에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후 첫 추념 행사가 오늘 전남 여수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여순사건 범국민연대 박소정 운영위원장 연결해서 73주년 맞은 여순사건의 의미와 특별법 통과 이후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여순10.19 범국민연대 박소정 운영위원장 (이하 박소정): 안녕하세요?

◇ 지창환: 오늘 여순사건 73주년이잖아요. 먼저 그동안 여러 가지로 활동하시면서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애써오셨는데요. 올해 특별법이 통과되고 그 이후에 첫 추념 행사가 열리는데요. 감회가 뜻깊겠습니다.

◆ 박소정: 그렇습니다. 오늘 합동 위령제가 전라남도 주관으로 여수시에 있는 이순신광장에서 열립니다. 기본 식순대로 진행될 것이고요. 9시 20분에 4대 종교 의례가 있고요. 10시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고 일부에서 희생자들의 넋과 유족들의 아픔을 위안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2부에 정치인 및 각계 기관장들과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념식이 진행될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첫 합동 위령제이니만큼 굉장한 의미가 있고, 또 우리 유족들에게는 특별한 감동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지창환: 특별법이 통과돼서 진상규명의 길이 열렸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유족들 관심이 많고 오늘 참석 많이 하시겠습니다.

◆ 박소정: 코로나 수칙 상 90여명의 초대된 분들, 지역을 대표하시는 유족, 기관장 이런 분들이 참석하시는 가운데 진행될 것 같습니다.

◇ 지창환: 코로나19 때문에 여순사건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첫 합동 위령제 추념 행사도 전면적인 대면 행사로 치러지지 못하는군요.

◆ 박소정: 네. 그렇지만 이 의미를 언론 등에서 지금 워낙 많이 홍보와 소식을 전해주고 있어서 지역민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함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 역사가 잘 조명되기를 바라는 지역민의 바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지창환: 특별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 박소정: 참석은 못하시는 것 같은데요.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의미가 굉장히 큽니다. 하지만 특별법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대통령이 오시는 것은 쉽지 않지요. 아직 공식적으로 여순사건의 진상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석을 해달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주4.3도 김대중 정부에서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위령제 참석을 못했습니다. 비로소 노무현 정부 시절에 진상보고서가 채택되어서야 노무현 대통령이 바로 제주4.3 위령제에 참석해서 국가 폭력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셨지요. 그래서 법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지창환: 많은 시민이 대통령께서 참석하셔서 같이 추념행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겠지만 진상규명이 되고 나서 제주처럼 진상보고서가 채택이 되고 나서 오셔도 늦지 않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소정: 네. 오늘 위령제는 국무총리가 영상으로 추모사를 전해온다고 합니다.

◇ 지창환: 올해 여순사건 특별법이 73년 만에 국회의 문턱을 넘었지 않습니까? 지난번에 저희 방송에서도 민주당 소병철 의원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박 위원장님, 여순사건 진상규명 위해서 20여 년간 애써오셨잖아요. 특별법 통과의 의미나 중요성 어떻게 보십니까?

◆ 박소정: 어쨌든 여순의 역사는 73년이 지난 역사이고 그다음에 특별법을 국회에서 16대부터 진행되어서 20년 만에 통과가 됐지 않습니까? 대표 발의하신 소병철 의원의 소명감에 치밀하고 설득력 있는 호소가 상당히 역할을 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특별법 제정은 국가가 비로소 공식적으로 이 사건의 진실 규명과 피해자들을 위한 명예 회복을 시키겠다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이 특별법이 사실 굉장히 중요한 것은 이 여순 역사의 정의, 국가의 부당한 명령에 거부한 역사로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들이 국가 폭력에 의해서 많이 희생되었다는 정의가 있고요. 지역이 단순히 전남 동부 지역이 아니라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까지 이어져서 이것은 대한민국 역사로서 생각해 보는 그런 지역의 범위. 그다음에 기간도 여순사건은 9일간 일어난 일어지만 여순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수많은 과정들 속에서 역사의 왜곡이라든지 피해 사실이 너무 많습니다. 1948년부터 1955년 4월 1일까지 특별법에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게끔 되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제주4.3보다는 더 잘 정리된 법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족회에서는 특별법이 빨리 제정되어서 진실을 밝혀달라면서 배보상을 양보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특별법에 상당히 그런 부분은 아쉽고, 그렇지만 사실 희생자에게는 진실 규명이고 유족들에게는 배보상을 해주는 것이 국가가 진정으로 사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해서 특별법을 폄하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안 될 것 같고요. 광주5.18이나 제주4.3이 몇 번의 개정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여순사건도 잘 준비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지창환: 여순사건은 부당한 명령에 거부했던 역사적인 사건이고. 그다음에 국가보안법까지 만들어진 계기가 된 국가폭력 아닙니까?

◆ 박소정: 네. 대한민국에 빨갱이라는 단어가 탄생되었고 과거에 우편물 검색을 했었잖아요. 이런 것이라든지. 여러 가지 여순이 남긴,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악법이라든지 또 왜곡이라든지.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은 현재까지도 여순의 역사에서 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지창환: 지역민들은 반란의 오명을 뒤집어썼던 것도 있었고요. 그래서 금방 말씀하셨던 대로 유족들이 양보를 해서 배상과 보상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진상규명이 더 급하다. 그래서 특별법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셨군요.

◆ 박소정: 네. 그렇습니다.

◇ 지창환: 그러면 특별법 통과 이후에 유가족들이나 지역민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박소정: 저는 우리 유족과 20여년을 함께해오고 있는데요. 특별법이 통과되니까 얼마나 아버지를 목메어 부르면서 통곡하면서 울면서 “아버지 그래도 자식된 도리로 특별법 해냈습니다. 가슴에 뭉쳐 있던 한이 50%가 풀립니다.” 라고 저는 통곡하는 모습을 저는 봤습니다. 그래서 유족들은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내 아버지가 왜 죽었는지 밝히고 그에 따른 정책이 세워진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고무적이고요. 지역민은 비로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 지창환: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게 됐는데 그러면 이 법이 내년부터 시행되지 않습니까?

◆ 박소정: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됩니다.

◇ 지창환: 그러면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박소정: 특별법은 뼈대잖아요. 지금 행안부에서는 그 뼈대에 준해서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라는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고요. 그 시행령은 곧 공개해서 40여일간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서 확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시행령 제정 공포 후에 6개월간 준비하게 되어 있어서 내년 2022년 1월 21일부터 시행되고요. 이번에 이 여순특별법은 운영이 이원화가 되어 있습니다. 주로 조사를 담당할 실무위원회는 전라남도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는데요. 그런 구성이라든지 운영방안을 규정하는 조례가 제정돼야 합니다. 그래서 전라남도의회가 조례 발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튼 시행령과 조례가 제대로 마련되어야 특별법에서 부족한 것들이 보완될 것 같습니다.

◇ 지창환: 시행령과 조례가 제대로 마련돼야 특별법이 보완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인가요?

◆ 박소정: 지금 보면 특별법에 우리 유족들에게 의료 지원이라든지 생활 지원이라든지 이런 법도 있는데, 예를 들면요. 그런데 거기에 규정이 애매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특별법을 유권해석해서 실행하는 규정으로서 시행령과 조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국 이 시행령과 조례에서 실질적으로 추진할 규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행령에는 특히 중앙위원회, 모든 의결을 할 중앙위원회가 구성되는데요. 중앙위원회 산하에 진상조사기획단 등 중요한 기구들이 설치됩니다. 그래서 중앙위원회 구성이 잘 돼야 하고요. 그다음에 조례에 의해서 전라남도 실무위원회가 구성되고 운영이 결정되는데 이것도 조례에서 이것을 촘촘하게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실행법을 만들어내야 됩니다. 그래서 특별법에 의해서 부족한 점이나 유권해석이 달라지는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행령과 조례에서 보완되어야 앞으로 추진할 사항 등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지창환: 시행령과 조례에 유족들이나 지역민의 목소리도 반영돼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그렇게 되고 있습니까?

◆ 박소정: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은 이 여순의 역사를 직접 경험하거나 간접적으로 이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범국민연대라든지 지역의 도의원들과 시행령과 조례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여러 의견을 담은 시행령과 조례안을 도의회와 행안부에 전달을 했는데요. 그래서 지역민이 생각하는 여순의 진실규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유족들의 명예회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목소리가 잘 반영돼야 해서요. 일단 의견을 수렴해서 전달은 해놓은 상태입니다.

◇ 지창환: 피해자가 민간인 포함해서 1만 명이 넘는다, 수천 명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피해 규모부터 시작해서 사건의 성격까지 이번에 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하기 때문에 제대로 규명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지역민은 물론이고 정치인, 행정하시는 모든 분들이 합심을 해서 제대로 된 결과를 끌어냈으면 좋겠습니다.

◆ 박소정: 그렇습니다. 지역민은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고요. 이것은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요. 저는 특히 도지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위원이면서 실무위원의 위원장입니다. 그래서 막중한 권한과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이고 제대로 역할을 하겠다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창환: 이 사건이 여순, 순천 등 전남 동부 지역은 물론이고 전남 전역에 걸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래야지요.

◆ 박소정: 네. 그렇습니다.

◇ 지창환: 여순사건 73주년 합동 위령제와 추념 행사가 오늘 열리는데 다양한 행사와 전시가 열리고 있지요.

◆ 박소정: 네. 그렇습니다. 10월은 전남 동부 지역 전역이 여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새기는 달이 되어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여순 행사가 이미 진행되었습니다. 역사 만화책도 발간되었고 또 동백영화도 진행되고 있고요. 또 전시회가 있고요. 순천 같은 경우에는 장대공원을 여순평화공원으로 제정하는 그런 선포식도 했고요. 앞으로 하고 있는 일들은 학생들의 교육 그다음에 전국에서 투어를 많이 옵니다. 그런 분들에게 여순의 역사를 잘 알리는 것이 있고요. 특히 저는 광양의 이경모 여순사건 사진전, 여수 예울마루의 박금만 역사화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역사는 기록과 자료를 통해서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 지창환: 알겠습니다. 오늘 10시 정각에 여순, 순천 전역에서 묵념 사이렌이 울리잖아요. 전 시민이 애도에 참여한다고 하는데 많은 분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박소정: 그렇습니다. 모든 역사의 비극은 생명과 평화를 생각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잠시 다 함께 추념하면서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안하고 앞으로 이런 아픈 역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원하는 마음으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순사건의 역사는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모두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역사로 인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지창환: 하루 빨리 진상규명이 돼서 유족들이나 지역민의 상처를 씻어내고 우리 광주 5.18이나 제주4.3처럼 역사적인 문화적인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 박소정: 네. 그렇습니다. 바람입니다.

◇ 지창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박소정: 고맙습니다.

◇ 지창환: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여순10.19 범국민연대 박소정 운영위원장이었습니다.

지창환 기자 (2su3s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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