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이어 경구용 알약도 '빈익빈부익부' 우려

이정아 기자 2021. 10.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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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처럼 치료제도 국가별로 불평등 현상이 일어날 위험이 제기됐다.

남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는 특히 백신접종률도 2% 미만으로 낮은 데다 의료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에서 또 다시 코로나19 심각한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을 비롯한 고소득국가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연말까지 미뤄야 한다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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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처럼 치료제도 국가별로 불평등 현상이 일어날 위험이 제기됐다. 남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는 특히 백신접종률도 2% 미만으로 낮은 데다 의료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에서 또 다시 코로나19 심각한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MSD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MSD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처럼 치료제도 국가별로 불평등 현상이 일어날 위험이 제기됐다. 남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는 특히 백신접종률도 2% 미만으로 낮은 데다 의료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에서 또 다시 코로나19 심각한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FDA는 연말 쯤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는 여러 제약업체에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이 중 가장 앞선 단계로 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시킬 '게임체인저'로 기대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하루에 두 번 5일간 먹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유전물질을 복제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원리다. 최근 임상 3상 결과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감염시 중증화할 위험을 절반 가량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환자 1인분에 700달러(약 83만원) 정도의 비싼 가격인데도 전세계 1 0개 국가가 이미 사전 예약을 통해 상당량을 확보했거나 협상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약 12억 달러에 해당하는 약 170만명 분을 사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국 중 대부분이 한국을 비롯해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다. 로이터,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백신 확보가 늦어졌던 일부 국가들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치료제 구매에 발 빠르게 나섰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백신 때처럼 저소득국가들이 치료제 역시 제때 공급받지 못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을 비롯한 고소득국가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연말까지 미뤄야 한다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백신 불평등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통계데이터를 공개하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0월 19일 현재 카메룬, 수단, 말리, 차드, 니제르, 콩도민주공화국, 잠비아, 라이베리아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2%가 되지 않는다. 저소득국가들이 백신을 1차례 이상 접종한 비율은 평균 2.7%인 것으로 알려졌다.

몰누피라비르의 가격은 백신(4~20달러)보다도 수십~수백 배나 더 비싸다. MSD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저소득, 중간소득국가 104곳에서는 기존 제네릭(복제약) 업체들과 비독점적인 사용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경없는 의사회는 "몰누피라비르를 대중화하려면 전 세계 국가들이 몰누피라비르를 자체 생산할 수 있게 특허 면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MSD가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앞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에도 지재권 포기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제약사와 제약사를 둔 일부 국가들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몰누피라비르가 일부 고소득국가에만 몰릴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는 고가라는 점 말고도 또 있다. 복용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어 다다익선 구매를 한다는 점이다. 경구용 치료제가 상용화하면 무증상, 경증 코로나19 감염자는 재택 치료가 가능해져 의료 시스템 부하를 덜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진된 사람 모두에게 처방할지, 경미하게라도 증상이 나타난 사람에게만 처방할지 등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나와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몰누피라비르를 사전 구매하는 나라는 일단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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