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200일 남은 文정부 '말년'

민병기 기자 입력 2021. 10. 19. 11:50 수정 2021. 10. 19. 11: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확히 202일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내년 5월 9일까지.

1825일가량 되는 대통령 임기를 감안하면 그간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정리를 시작할 때다.

당장 문 대통령도 지난달 초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말년이라는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병기 정치부 차장

정확히 202일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내년 5월 9일까지. 1825일가량 되는 대통령 임기를 감안하면 그간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정리를 시작할 때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기가 200여 일 남았다는 말에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정 운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장 문 대통령도 지난달 초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말년이라는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정 운영의 주도권은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뜻이 읽힌다. 단, 국정 운영을 대하는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는 우려 섞인 조언이 여권에서도 들린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조국 사태 전과 후가 확연히 달랐다”며 “유연했고, 민심에 예민했고, 발 빠르게 움직였던 청와대와 정부가 둔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언행을 쏟아내고, ‘골든 타임’을 놓치고 허둥대는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정책과 가계 대출 규제를 둘러싼 갈팡질팡 행보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7월부터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완화됐고 이 조건을 충족시킨 주택 매매가 크게 늘었다. 그러다가 8월부터 갑자기 가계 부채를 이유로 대출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더니 9월까지 연쇄적으로 주요 은행의 대출이 모조리 막혔다. 급기야 전세 대출까지 막히고 성난 민심이 아우성치자 10월 문 대통령이 ‘한마디’ 했고, 전세 대출에 대한 규제는 슬그머니 풀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시장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 시장에서는 언제 대출이 다시 막힐지 모른다는 우려가 불안 심리로 작용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한 의도의 정책끼리 충돌하고, 뻔히 예상됐던 부작용이 그대로 나타난 지난 정책 실패의 ‘재연’이다.

탄소중립과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움직임도 비슷하다. 문 대통령이 18일 직접 참여한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30년 국가감축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40%로 확정했다. 일찌감치 탄소중립 흐름에 대비해 온 산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목표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탈원전’ 정책은 금과옥조처럼 유지하면서 석탄 발전량을 줄이고 대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건 마술도 아닌 ‘마법’일 뿐이다. 당장 우리보다 먼저 탄소중립 정책을 펼쳐온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원자력 발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환경연구단체 ‘환경진보’ 대표인 마이클 셀런버거는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책에서 “인류 문명이 요구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며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줄여갈 수 있는 에너지원은 원자력뿐”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탄소중립을 밀어붙인다면, 최소한 원자력 발전과 석탄 발전, LNG,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과 비용,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의 재설정이 불가피하다.

남은 200일, 다음 주자에게 배턴을 넘겨주기까지 문재인 정부는 꼬인 스텝은 바로 하고 엉켜 있는 정책의 실타래는 풀어놔야 한다. 30%대 지지율에 취하기보다 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지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더 필요한 ‘말년’이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