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반도체 얻어썼던 애플, '야수같은' 최신칩 내놨다
김영민 기자 2021. 10. 19. 11:34
초당 11조회 연산에 저전력 기술까지
'탈 삼성' 이후 반도체 설계능력 타사 압도
'탈 삼성' 이후 반도체 설계능력 타사 압도
반도체 패권 탈환을 노리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18일(현지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최신 반도체 'M1프로'와 'M1맥스'를 공개했습니다. 아이폰에 썼던 애플의 'A칩'을 노트북 '맥북' 용도로 개량한 칩인데, 현존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가운데 가장 빠른 연산 속도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날 애플은 M1프로와 M1맥스를 일컬어 스스로 '야수'(beast) 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50분 분량의 신제품 공개 영상 말미에는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what have we done?)라며 최신칩의 성능을 강조했습니다. 애플에 따르면 신형 M1 칩은 초당 11조회 연산이 가능합니다. 전력 소모량도 대폭 줄여서 최대 21시간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갖췄습니다. 현재 기술로는 애플 이외 그 어떤 반도체 업체도 이 정도 성능을 갖춘 칩을 제작할 수 없습니다.
지금에서야 애플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지만, 2010년 이전 아이폰 초창기만 하더라도 애플은 삼성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사왔습니다. (여기서 AP는 노트북용 CPU를 스마트폰에 맞게 개량한 칩을 뜻합니다.) 그랬던 애플이 2010년 무렵부터 "반도체를 자체 설계하겠다"며 '탈 삼성'을 선언하고, 그로부터 약 10년 뒤에는 세계 최고 성능을 갖춘 CPU를 제작한 겁니다.
애플은 자신들이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습니다. 애플이 CPU 구조를 설계하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위탁생산해주는 구조입니다. TSMC 공장에는 최신 5나노미터(nmㆍ10억분의 1m) 공정 가운데에는 애플을 위한 전용 라인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른바 '애플-TSMC' 동맹인데,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은 여기서 배제됩니다.
M1프로와 M1맥스를 탑재한 '맥북 프로' 신제품은 19일부터 주문 가능합니다. 가격은 14인치 269만원, 16인치 336만원부터 시작합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맥북프로는 우리가 만든 것 중에 가장 강력한 노트북”이라며 "가장 발전한 애플 반도체와 맥OS(운영체제)의 힘을 합치면 아주 뛰어난 성능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예시"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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