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투자 사이트로 유인.. 160억 뜯어낸 일당 36명 검거
“미국에서 운영중인 합법적인 투자 종목”이라며 투자자를 속인 뒤, 160억원 상당을 챙긴 투자 사기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실제 고수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속였고, 돈을 회수하려는 이들에게 수수료 등 명목으로 추가 금전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고수익 주식·코인 투자를 미끼로 피해자들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투자사기단 36명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중 투자금을 인출하고, 대포통장 등을 관리·운영한 국내총책 A(39)씨와 인출책 등 13명은 구속했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식 복권 사이트 등에 투자하는 가짜 사이트를 개설한 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전화와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통해 회원을 모집해 고수익을 미끼로 돈을 편취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에서 정식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합법적인 투자”라는 말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자들이 가짜 투자 사이트에 가입한 뒤, 투자금을 입금하면 이들은 이 투자금을 가짜 법인회사를 통해 개설한 대포 계좌로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돈이 뒤로 빠져나간지도 모른 채 가짜 사이트 화면에 나오는 수익률에 속아 매도와 매수를 했다.
투자한 금액보다 300%에서 1000%까지 고수익이 나자 피해자들이 돈을 찾으려 하면 일당들은 “해외에서 운영되다보니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추가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돈을 더 뜯어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자신이 고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상황에서 일당들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중 한 명은 일당들에게 속아 수수료까지 더해 총 2억5400만원까지 뜯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런 식으로 가짜 투자사기단에 투자된 금액은 160억원에 달한다. 확인된 피해자는 66명이다. 하지만, 피해액을 봤을 때 피해자는 더 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확인된 피해액 160억원 중 A씨 등 이번에 경찰이 붙잡은 국내 총책과 인출책 등이 챙긴 것은 4억원이다. 나머지 돈은 해외의 총책 등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여죄 확인과 함께 공범 추적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들은 기계납품, 도·소매업, 광고 콘텐츠 등 투자와 전혀 상관 없는 명목으로 가짜 법인을 여러 개 만들어 대포계좌를 손쉽게 개설할 수 있었다”며 “금융당국에 대포 계좌 개설 방지를 위한 규정 검토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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