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수장들, '타이트한' 비공개 행보..한미일 논의 밀도 높아졌다

서재준 기자 2021. 10. 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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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스, 지난 5월 방한 때는 공개 행보 진행..이번과 달라
한미 북핵수석, 열흘에 한 번 대면협의..종전선언 논의 심화에 주목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일본 TBS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한미일 3국의 정보수장이 한국에 모여 철저한 비공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대중 견제, 대북 관련 논의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19일 나온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협의를 진행한다.

이번 협의는 북한이 지난 9월 중순부터 '이중기준'의 철회를 요구하는 담화를 낸 지 약 한 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 사이 북한은 단절한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구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공동연락사무소의 재설치까지 언급하며 대화의 여지를 높였다.

대신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을 이중기준이라고 지적하며 대북 적대 정책과 이중기준은 철회돼야 한다는 '대화의 조건'을 한미에 제시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2주 사이 두 번의 연설을 통해 이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의 정보 당국 수장이 한국에서 만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번 협의에서 대북 사안이 가장 비중 있는 현안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3국의 정보수장들은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물론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는 방식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의를 통해 발표할 '외교적 메시지'는 없으며 협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안건은 종전선언 추진이라는 한국 정부의 제안, 이중기준 및 대북 적대 철회라는 북한의 요구 속에서 대화를 모색하는 방안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항들에 한미일의 이해관계를 구체적으로 맞추는 과정이 논의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규덕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2021.8.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세부 내용은 한미일 정보수장의 협의에 맞춰 현지시간으로 18일 미국에서 진행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탐색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가 이번 주말 한국에서 다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납북자 문제의 해결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일본의 의제도 대북 관련 협의 사항에 포함됐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한미일 3각 공조 하에서 대북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사가 확고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북 접촉과 동시에 이번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헤인스 국장에 앞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박지원 원장을 만난 것이 확인되며 남북미 간 물밑 접촉 가능성도 제기됐다.

헤인스 국장 역시 지난 5월 방한 때는 문 대통령 예방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공개적으로 소화했으나, 이번에는 방한한다는 사실 조차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고 한국을 찾았다.

북한이 김 총비서의 자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 이후 관영매체를 통해 대외 사안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물밑 접촉 가능성을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종전선언이 중국을 빼고 논의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현재의 논의 구조는 아직 균형적이지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 미국의 상호 견제가 최근들어 다시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결과물 도출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는 일단 최근 두 달간 약 열흘에 한 번 만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비핵화 협상 때보다 훨씬 만남의 횟수가 잦다. 일본 역시 한일 갈등에도 불구, 꾸준히 이 협의에 참석하는 것도 눈에 띈다.

성 김 대표는 지난 8월말 방한해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그리고 노 본부장이 곧바로 다시 미국을 방문했다.

9월 중순에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가 일본에서 진행됐다. 이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미국에서 열렸다. 그리고 노 본부장이 성 김 대표가 대사직을 겸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다시 협의를 가졌다.

10월에도 이 같은 협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년만에 한국을 찾고, 한러 간 북핵 수석대표 협의도 진행됐다. 한반도, 북한 관련 논의가 상당히 밀도 있고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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