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질주 현대차·기아 유럽서 대약진..獨·英 잡고 점유율 경신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독일과 영국의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대약진을 이뤄내고 있다. 아이오닉 5(현대차)·니로 EV(기아) 등 전기차를 앞세운 친환경차 흥행 질주에 더해 다양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내세워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라는 악재를 넘어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9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은 올해 1~3분기 누적 자동차 판매규모가 916만1918대인 유럽에서 36.4%(333만4175대)의 비중을 차지하는 1·2위 시장이다. 독일은 201만7561대 규모로 22.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유럽 내 최대 시장이며, 영국도 131만6614대(점유율 14.4%)로 지난 8월까지 앞서 있던 프랑스를 제치고 독일에 이은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현대차·기아는 올 들어 독일과 영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유럽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왔다. 이 결과 올 1~3분기 현대차·기아의 유럽 점유율이 8.4%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9월 월간 기준으론 현대차가 1만359대를 팔며 폭스바겐(3만1002대)과 BMW(1만6487대), 메르세데스-벤츠(1만3734대), 오펠(1만3222대)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0위에서 5계단 상승한 것이다. 비결은 친환경차 약진과 현지 맞춤형 전략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독일 정부의 친환경차 장려 정책에 맞춰 올해 각 브랜드 전용전기차 아이오닉 5·EV6를 비롯해 투싼·싼타페·쏘렌토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신차를 대거 출시했다. 현대차는 올 3분기까지 전기차 판매량(1만8935대) 전년 동기(8443대) 대비 2배 이상(124.3%) 늘렸다. 아이오닉 5는 5월 출시 이후 9월까지 3348대가 판매됐으며, 코나 일렉트릭도 같은 기간 2배(102.2%) 늘어난 1만3819대가 팔렸다. 기아는 올해 쏘울·니로 EV 두 차종으로 3분기까지 전기차 판매를 53.5% 늘린데 이어 지난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뮌헨모터쇼)'에서 EV6를 처음 공개하며 현지 공략을 예고했다.
현대차·기아는 아울러 온라인 쇼룸 및 구독 서비스 등 비대면 고객경험 채널과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확대하고, 신형 씨드·스포티지 등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며 판매를 늘려왔다.
영국에서도 현대차·기아의 판매 성장은 두드러졌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39.9% 증가한 5만2931대를, 기아는 29.6% 늘어난 7만4096대를 각각 판매했다. 합산 판매대수는 12만7027대로 같은 기간 33.7%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3분기 7.64%(현대차 3.04%+기아 4.6%)였던 합산 점유율도 올 9월말 기준 9.65%(현대차 4.02%+기아 5.63%)로 2%포인트 이상 끌어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영국 시장 평균 성장률(5.87%)을 크게 상회한 판매 신장 덕분으로 현지 판매순위가 현대차는 13위에서 9위로, 기아는 8위에서 7위로 각각 상승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대수는 올 1~3분기 영국 시장 1위를 기록한 폭스바겐(12만1286대·점유율 9.21%)의 개별 판매량을 넘어섰으며, 기아는 9월 월간 기준으로 점유율 7.74%를 기록하며 토요타에 이어 영국 판매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 약진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출시 이후 9월말까지 1195대가 팔린 아이오닉 5에 힘입어 영국에서 올 1~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1.7% 늘어난 8725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104.0% 증가한 1만6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통해 올 1~3분기 누적 점유율 8.4%(현대차 4.2%+기아 4.2%)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끌어 올렸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7.6%로 유럽 시장에서 첫 7%대를 달성한 데 이어 1년만에 다시 한 번 연간 최고 점유율 경신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유럽 진출 이래 처음으로 월간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섰으며, 지난달엔 이를 11.1%까지 끌어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차·기아는 30여개 개별 브랜드가 경쟁하는 유럽에서 9월 기준 폭스바겐, 토요타, 르노, BMW에 이어 기아가 5위, 현대차가 6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런 기세를 몰아 유럽에서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5, EV6의 판매 확대를 본격화하고, 올해 유럽에 진출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와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신차를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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