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우가 느낀 라렌의 변화, "농구를 즐기고 있다"

“이전보다 농구를 즐기고 있다”

수원 kt는 지난 18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고양 오리온을 72-62로 꺾었다. 개막전 패배 후 4연승. 4승 1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김동욱(195cm, F)과 정성우(178cm, G)가 승부처를 지배했다. 두 선수가 경기 마지막 4분 10초 동안 3점 4개를 합작했고, 1점 차 승부를 펼쳤던 kt는 오리온전을 손쉽게 마무리했다.

사실 kt는 1쿼터 시작 후 2분 40초 가까이 무기력했다. 오리온에 0-8로 밀렸다. 서동철 kt 감독이 타임 아웃으로 오리온의 상승세를 끊었다고 하나, 오리온의 상승세를 끊어줄 선수가 kt에 필요했다.

캐디 라렌(204cm, C)이 주어진 임무를 다했다. 타임 아웃 이후 2대2에 이은 외곽 공격으로 미로슬라브 라둘리차(213cm, C)를 괴롭혔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도 철저했다. 1쿼터에만 10점 4리바운드(공격 2) 1블록슛을 기록했고, kt 또한 20-16으로 역전했다.

2쿼터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크 마이어스(200cm, C)한테 양보했다. 그리고 3쿼터에 다시 주축 자원으로 나섰다. kt가 오리온과 득점을 주고 받을 때, 라렌이 점퍼와 풋백 득점 등 제 몫을 다했다. 3쿼터에도 8점 6리바운드(공격 4)로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kt 역시 54-50으로 우위를 유지했다.

4쿼터에는 리바운드에 집중했다. 4쿼터에만 5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다. 확실한 리바운드로 국내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안정감을 얻은 국내 선수들은 외곽포로 화답했다.

라렌은 이날 22점 18리바운드(공격 7)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29점 11리바운드)에 이어, 시즌 두 번째 +20점 및 시즌 두 번째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kt 선수들도 라렌의 활약에 미소 지었다. 12점 7리바운드(공격 1) 3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을 기록한 양홍석(195cm, F)은 “라렌이니까 믿었다. KBL에서 잘했던 선수고, 연습 때도 좋았기 때문이다. 득점에 일가견 있는 선수이기에, 몸만 올라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라렌의 능력을 의심치 않았다.

라렌과 지난 두 시즌 창원 LG에서 함께 했던 정성우는 “LG에 있을 때,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그러나 kt에서는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게 농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 녹아들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LG에서의 라렌과 kt에서의 라렌을 이야기했다.

라렌은 kt의 1옵션 외국 선수다. kt의 우승을 위한 핵심 퍼즐이기도 하다. 그래서 kt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라렌의 기량 회복을 원했다.

라렌은 조금씩 이전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2019~2020 시즌(42경기 평균 27분 6초, 21.4점 10.9리바운드 1.3블록슛 1.2어시스트)만큼의 위력을 보이는 건 아니다. 이번 시즌 기록(5경기 평균 21분 47초, 14.8점 9.6리바운드 1.0블록슛)이 그 때만큼 못하기 때문.

다만,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 이전의 경기력과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는 점이다. 라렌이 두 가지 요소를 끌어올린다면, kt의 경기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라렌이 풍부한 국내 선수층과 함께 농구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