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겨레 2021. 10. 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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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한 짓이 너무 지나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많은 분들이 마음이 불편한 것은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들의 먹잇감이 될 사람들 때문에, 성경 말씀으로 신자들을 심리적 노예로 만드는 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영적인 삶을 사는 것이란 종교적 편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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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홍성남신부의 속풀이처방전]

사진 픽사베이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마음 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은 이해입니다. 상대방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되면, 미움이 줄어듭니다.

상대방이 한 짓이 너무 지나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을 이해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이 불편한 것은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생각이 깊어지고, 성숙해지면 감정도 바뀝니다.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훈련은 하지 않고 주님께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공부는 안하고 성적 올려달라는 아이와 같습니다.

#성경은 스승이신 주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다. 종교방송에서 성경의 말씀을 나름 해석하는 것들을 들으면서 실소한다.

현실과 거리가 먼, 형이상학적 해석은 차라리 귀엽다.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자기도 모르고 하는게 보여서다.

문제는 자기 뜻을 주님 뜻인 양 포장해서 강요하는 자들, 혹은 자기 컴플렉스로 인한 심리적 왜곡 상태에서 성경을 왜곡하는 자들을 보면 걱정된다.

그런 자들의 먹잇감이 될 사람들 때문에, 성경 말씀으로 신자들을 심리적 노예로 만드는 자들이 의외로 많다.

#오래된 말 중에 ‘세속적’이란 이 말은 아직도 교회 안에서 회자된다. 수도원에서 유래된 말이다. 영적인 삶에 전념하라는 말이다.

문제는 세속의 범주다. 거룩한 삶의 영역과 세속적인 삶의 영역은 구분하기 어렵다. 더 문제는 인간 정신은 그렇게 단순하고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속이란 말은 엄한 법관처럼 신자들의 삶을 통제해왔다. 그 결과 생긴 것이 분열성 성격장애다. 신체를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는 신경증적 현상이 생긴다. 이 현상은 신체적, 감각·환경적 자극을 최소화시키거나 왜곡시키는 데서 비롯된다.

그러면 감각장애가 생겨서 느낌이 없는 사람이 된다. 삶에서 기쁨, 행복감 없이 로봇처럼 산다. 더 문제는 이런 상태에서 섬기는 하느님은 신자들을 착취하는 사이비 교주와 유사해진다.

참 하느님이 아닌 심리적 우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북한 체제와 유사한 신앙 생활이다. 늘 감사해야 하고, 늘 충성해야 하고, 개인적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은 교회 안에서 명맥을 이어 왔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영적인 삶을 사는 것이란 종교적 편견 때문이다. ‘세속적’이란 참으로 조심해서 써야 할 위험한 말이다. 코에 골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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