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편지] 화천대유, '나간 돈'보다 '들어간 돈'을 살필 때

이종태 편집국장 입력 2021. 10. 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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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이번 제736호 커버스토리에서 화천대유를 둘러싼 자금 흐름에 다시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화천대유에서 나간 돈'이 있다면 그보다 먼저 '화천대유로 들어간 돈'이 있지 않겠습니까? 문상현 기자가 이 부문의 자금 흐름을 상세하게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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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시사IN 이명익

〈시사IN〉은 이번 제736호 커버스토리에서 화천대유를 둘러싼 자금 흐름에 다시 주목했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은 주로 ‘화천대유에서 밖으로 나간 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나’로 공방을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화천대유에서 나간 돈’이 있다면 그보다 먼저 ‘화천대유로 들어간 돈’이 있지 않겠습니까? 문상현 기자가 이 부문의 자금 흐름을 상세하게 분석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지나치게 정치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천대유와 그 특수관계자들이 겨우 3억5000만원을 투자해서 수천억 원을 벌었다’는 담론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PFV(프로젝트 금융 투자회사)인 성남의뜰에 ‘꼴랑’ 3억5000만원을 넣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총사업비 1조2000억원 규모인 대장동 개발에 화천대유가 조달(중개)한 자금의 규모가 무려 5000억여 원에 달합니다. 성남시가 수익배분 구조의 설계에서 화천대유에 업혀 다닌 느낌이 드는 것엔 이 자금조달 능력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화천대유에 이 5000억여 원을 빌려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이 지면엔 자세히 쓰지 못하니 기사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장동 의혹이 떠오르자마자 ‘이재명이 몸통’이라고 단언해온 ‘빅 마우스’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치적에 급급했던 당시 성남시로서는 해당 부지 개발 사업권과 토지주들 간의 관계는 물론이고 자금조달 능력까지 보유한 화천대유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를 곧바로 ‘이재명 몸통론’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합리적 추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수익금을 받는 성남의뜰 주주들’ 혹은 ‘화천대유에 5000억여 원을 빌려준 사람(법인)들’ 가운데 혹시 이재명 지사 본인이나 관련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뒤져보는 쪽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힌트를 하나 드리자면 ‘화천대유로 들어간 돈’의 흐름엔 그 실제 소유주를 파악하기 힘든 SPC(특수목적법인)들이 쑥쑥 등장합니다. 저희는 이와 관련된 검증을 진행 중입니다.

여당의 대선후보가 자신이 최고 책임자였던 부동산 개발사업의 비리 몸통일 수 있다는 의혹은 절대적으로 규명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근거 없이 ‘민간 개발업자들이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은 소액투자로 10만 배 넘는 이익을 봤는데, 그걸 이재명이 주도했다’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진상규명을 오히려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시사IN〉은 이 거대하고 복잡한 사건의 얼개를 팩트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추적해나가겠습니다.

이종태 편집국장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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