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청년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채널 '당장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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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 유튜브·팟캐스트 채널 '당장만나' 진행자인 신홍윤씨(32)는 학창 시절 반장을 도맡았다.
그는 현재 라디오 DJ, 유튜브·팟캐스트 진행자, 장애 인식 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당장만나에는 다양한 장애 당사자와 활동가들이 출연해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장애인의 일상과 이들이 마주하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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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 유튜브·팟캐스트 채널 ‘당장만나’ 진행자인 신홍윤씨(32)는 학창 시절 반장을 도맡았다. 뇌성마비로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했던 그에게 친구들은 언제나 도움을 베풀려 했다. “친구들이 언제나 다 도와주려 했어요. 업어주려고도 하고요. 근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자신도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는 언제나 앞에 나서야 했다. 그렇게 남 앞에 나서기 시작했던 그는 후일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현재 라디오 DJ, 유튜브·팟캐스트 진행자, 장애 인식 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채널 이름인 ‘당장만나’는 ‘당신이 장애를 이해하고 싶을 때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당장만나에는 다양한 장애 당사자와 활동가들이 출연해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장애인의 일상과 이들이 마주하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같은 무거운 주제부터 시각장애인이 모기 잡는 법, 장애인의 여행 등 일상적인 소재까지. 장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를 폭넓게 다룬다.
신홍윤씨는 당장만나의 특징으로 ‘장애 청년의 관점’을 꼽았다. 비장애인의 삶은 중년, 노년 등 세대별로 세분돼 다뤄지지만, 장애인이 세대별로 겪는 각기 다른 이야기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장애 청년의 관점에서 장애와 일상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당장만나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학교생활과 연애다. 그 나이대의 평범한 고민거리에 대해 장애 청년들이 비장애 청년들과 비슷하게, 때로는 다르게 고민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처음부터 방송인 및 강사를 직업으로 삼았던 것은 아니다. 회사원의 삶을 살던 그는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다. 퇴사 후 그의 선택은 다시 대학에 돌아가는 것이었다. 총학생회 활동을 하며 장애 학생의 학습권 보장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KBS 라디오 DJ로 데뷔하게 됐고,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장애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장애가 있으면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저는 지금 장애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그는 자신에게 장애란 ‘굉장한 콘텐츠’라며 웃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라는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저는 장애에 대한 불편한 관심이나 호기심을 콘텐츠 삼아 사람들 앞에 나서고 있어요. 만약 사람들이 장애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게 되면 저는 할 말이 사라지겠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없어지게끔 하는 것. 그 역설적인 목표를 위해 그는 여전히 더 많은 사람 앞에 나서서 장애에 관해 이야기한다.
주하은 기자 ki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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