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 동백, 여순과 제주의 미래세대를 잇다

안관옥 2021. 10. 1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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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연결된 여순사건과 제주4·3을 같이 배우면 좋겠어요."

여순사건 73주년을 맞아 여수를 찾은 제주 한림여중 노윤진·홍일랑(14)양이 18일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안산중 정윤수(14)·정유주(13)양 등은 여수 현대사를 공부하는 동아리의 활동을 소개한 뒤 "여순사건은 제주4·3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군대가 거부하면서 발발한 만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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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일 제주와 여순의 중학생들 만나 평화교육 체험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읍 신월리에 주둔했던 14연대 군인들이 제주4·3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진압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전남 동부권과 지리산 일대의 민간인 등 1만여명이 숨진 현대사의 비극이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서로 연결된 여순사건과 제주4·3을 같이 배우면 좋겠어요.”

여순사건 73주년을 맞아 여수를 찾은 제주 한림여중 노윤진·홍일랑(14)양이 18일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위령비를 참배한 노양은 “두 사건의 시기와 배경이 같고, 희생의 규모도 비슷해 놀랐다”고 했다. 홍양은 “억울하게 숨진 분들은 많은데 추모하는 분들은 많지 않은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전남·제주도교육청이 공동으로 마련한 ‘동백, 평화와 인권으로 피어나다’라는 평화교육체험에 참여한 참이었다.

제주에선 전날 한림여중 2학년 12명과 4·3 유족회원, 이석문 제주교육감 등 대표단 25명이 전남을 찾았다. 대표단은 전날 여수 예울마루에서 공연과 전시로 ‘여수·순천 10·19’를 만나고, 전시작가인 박금만 화백한테 역사화에 담긴 여순사건의 발발 배경과 전개 과정을 들었다.

이날은 여수에서 만성리 위령비, 형제묘, 14연대 주둔지를 돌아보고, 순천으로 이동해 순천대, 매산등, 장대공원 등 현장을 답사했다. 이어 열린 평화교육 한마당에선 순천팔마중, 여수안산중 학생들과 장석웅 전남교육감이 이들을 맞았다. 두 지역 학생들은 역사동아리 소개, 학생 플래시몹, 평화수업 사례 등을 공유하며 다가섰다. 여수에선 <동백꽃 필 때까지> <여순항쟁 답사기>, 제주에선 <빗창: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제주4·3> 등 책자를 건네기도 했다.

한림여중 이현주 교사는 “1948년 아픈 역사를 배운 중학생들이 ‘우리가 모일 때 평화가 시작된다’라는 문구를 만들어 희생자를 추모했다”며 “이들이 가슴에 달고 있는 ‘평화의 상징’ 동백이 제주와 여순의 미래세대를 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산중 정윤수(14)·정유주(13)양 등은 여수 현대사를 공부하는 동아리의 활동을 소개한 뒤 “여순사건은 제주4·3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군대가 거부하면서 발발한 만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화답했다.

두 지역 학생들은 19일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열리는 73주년 합동 위령제에 참석하고, 여수웅천 씨지브이(CGV)에서 개봉을 앞둔 여순사건 영화 <동백>을 관람한다.

앞서 제주·전남도교육청은 지난 3월 국가폭력에 의해 민간인 다수가 희생됐던 두 사건을 고리로 평화의 가치와 인권의 존엄을 공동으로 가르치겠다고 협약했다. 올해 여순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법적 근거가 탄탄해진 만큼 평화교육과 현장체험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지난 4월 제주에서 진행한 공동수업에 이어 이번엔 전남에서 평화체험을 진행한다”며 “이런 평화교육 모델이 두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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