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정치] 야당은 ‘컨벤션 효과’ 있을까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2021. 10. 1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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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준표(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오후 부산MBC에서 제4차 TV 토론회를 하기 앞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1.10.18 [사진공동취재단]

역대 선거에선 정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나 후보 단일화 등 정치 이벤트 직후에 후보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른바 ‘컨벤션 효과’다. 대표적 사례가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다.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지지율이 크게 뒤졌던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직후 역전에 성공했고 투표일까지 판세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와 치열했던 경선 이후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역(役)컨벤션 효과’가 나타났다. 대장동 파문과 경선 후유증 등으로 내부 경쟁자였던 이낙연 후보의 지지표를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의힘은 11월 5일 경선 이후 컨벤션 효과를 누릴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60%가량에 달하는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가 야당 경선으로 확정된 후보에게 쏠린다면 대선 승부는 쉽게 기울어질 것이다. 하지만 야당도 지지층 결집이 순탄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9월 말 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호감을 지닌 유권자의 62%가 홍준표 후보를 비호감이라고 했다. 홍 후보에게 호감을 지닌 유권자도 63%가 윤 후보를 비호감이라고 했다. 양쪽 지지층이 상대 후보를 보는 시선이 너무 싸늘해서 경선 이후에도 결집이 난망(難望)한 상황이다.

얼마 전 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내년 대선에 대한 기대’를 묻는 질문에 ‘정권 교체’(58%)가 ‘정권 유지’(38%)를 압도했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당선을 원하는 정당의 후보’를 묻는 질문엔 ‘민주당 후보’(36%)와 ‘국민의힘 후보’(35%)가 비슷했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도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원한다’가 60%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론자의 28%는 당선을 원하는 정당의 후보가 ‘없다‧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표와 후보들을 비롯한 모두가 유권자의 냉혹한 평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갤럽 자료에 따르면 역대 대선에서 본선에 출마할 여야 주요 정당의 후보가 확정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의 후보 지지율 순위와 최종 선거 결과가 같았다. 여야 후보가 정해지는 것을 보면서 누구를 찍을지 한번 마음을 먹은 유권자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의 경우 11월 5일 국민의힘 경선 직후 여론이 주목된다.

야당은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가 총결집할 것으로 내심 바라겠지만 희망사항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국가 운영에 대한 비전과 열정, 갈등 조정 능력 등을 보여주지 못한 채 ‘막말 경선’을 이어 가고 있는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여론조사 경선 룰을 놓고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을 벌일 태세다. 지금 같아선 여야 모두 후보가 정해진 이후 컨벤션 효과를 못 누리고 지지율이 주저앉는 세계적으로 희한한 선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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