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pick] 박해미가 연기하는 블랑시 외

박돈규 기자 2021. 10. 1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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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컴퍼니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전차(電車) 소리와 함께 헤드라이트가 객석으로 날아든다. 몰락한 여성 블랑시는 어느 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여동생 스텔라가 사는 집에 도착한다. 과거를 잊느라 환상에 끌리는 블랑시와 욕망에 충실한 제부 스탠리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이 연극은 1947년 초연해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작품이다. 미국 남부 상류사회의 쇠퇴와 산업화를 배경으로 사랑과 갈등을 포착한다. 비비언 리, 말런 브랜도가 주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블랑시는 순수했던 첫사랑, 그 순간을 잊지 못하며 살아간다. 폴란드 출신인 스탠리는 그녀의 추악한 과거를 들추며 몰아세운다. 블랑시는 휘청거리고 대결을 회피한다. 화장 뒤에 감춰진 블랑시의 공포, 억센 남성성에 가려진 스탠리의 동요가 엔진처럼 압축·폭발한다. 배우들은 현실과 악몽, 욕망을 넘나들며 연기 앙상블을 만든다.

진실이 차츰 수면 위로 드러난다. 블랑시는 낯선 남자의 친절이라 할지라도 그 친절의 순간을 유지하고자 계속 낯선 남자와 만남을 이어왔다. “난 진실을 말하지 않고 진실이어야만 하는 것을 말해요!” 같은 블랑시의 대사가 진동을 일으킨다. 다층적인 드라마를 살리지 못한 무대 디자인이 아쉽다.

박해미·김예령이 여배우의 로망으로 꼽히는 블랑시를, 고세원·임강성·임주환이 스탠리를 나눠 맡는다. 김봉건 연출로 11월 21일까지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대극장. /박돈규 기자

/금호문화재단

클래식 김두민 첼로 연주회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의 수석인 첼리스트 김두민<사진>이 러시아 곡으로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21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연주회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 모음곡’, 쇼스타코치비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들려준다. 2018년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5곡) 연주로 호흡을 맞췄던 단짝 피아니스트 김태형(경희대) 교수가 이번에도 함께한다. 이들의 무대는 23일 성남아트센터로 이어진다. 후반부의 라흐마니노프 소나타는 같고, 전반에는 생상스의 ‘백조’ 등 첼로 소품들을 곁들인다.

/CJ ENM

영화 스틸워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딸이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투옥된다. 미국에 있던 아버지 빌(맷 데이먼)은 딸이 건네준 실낱 같은 단서를 손에 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역(異域) 프랑스에서 백방으로 수소문에 나선다. 최근 개봉한 ‘스틸워터’는 미스터리에 가족극을 가미한 작품. 첩보물 ‘제이슨 본’ 시리즈의 데이먼이 이번에는 따스한 부성애(父性愛)를 보여준다. 2007년 이탈리아에서 룸메이트 살인 혐의로 투옥됐던 어맨다 녹스의 실화에서 착안한 영화. 가족애와 진실이 충돌하는 후반에서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뮤직 박스’가 떠오른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마이 네임’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그녀는 ‘복수’가 전부인 캐릭터다.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은 기존 액션 누아르, 언더커버(첩보) 장르와 달리 여성 캐릭터 지우가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 복수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고 이름까지 버린 지우의 여정 속에 그려질 복수와 배신,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8회가 모두 끝나기 전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완성도 높은 연출로 호평 받았던 ‘인간 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의 차기작. 특유의 리얼하고 거친 연출과 세밀한 인물 묘사가 눈에 띈다. 극에 깊이를 더한 김바다 작가의 각본 역시 관전 포인트다.

발레 '주얼스' /국립발레단

발레 ‘주얼스’

국립발레단 신작 ‘주얼스’는 안무가 조지 발란신이 반클리프 아펠의 보석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이다. 각기 다른 음악과 의상, 움직임으로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 등 3가지 보석을 표현한다. 가브리엘 포레의 음악을 쓰는 1막 에메랄드는 우아함과 안락함, 드레스와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스트라빈스키 음악을 사용하는 2막 루비는 경쾌하고 재치 있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과 어우러지는 3막 다이아몬드는 밤하늘의 별처럼 화려하게 반짝인다. 20~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9~30일에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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