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회사가 건강 챙긴다.. 5兆 '건기식 시장' 활력

성유진 기자 2021. 10. 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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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건강관심 증가
단백질식품 '셀렉스' 매출 850억에
매일유업 아예 사업부 분사해

매일유업은 지난 1일 건강·영양식 판매 부문을 분사해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이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다.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셀렉스’ 매출이 2019년 250억원에서 올해 850억원(추정치)으로 급증하자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우유 소비층인 영유아 인구가 갈수록 줄어, 건강기능식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7월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별도 사내 독립 기업 형태로 분리시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로나로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기업들이 앞다퉈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 업계에선 인구 감소로 갈수록 줄어드는 전통 식품 시장을 대체할 사업으로 건기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건기식 관련 규제가 잇달아 풀리며 개인 맞춤형 추천, 소량 판매 등 다양한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6년 3조5563억원이던 건기식 시장 규모는 작년 4조9805억원까지 커졌다.

◇건기식 공들이는 식품 업계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식품 업체다. 농심이 작년 내놓은 콜라겐 제품은 1년 만에 누적 3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 들어선 동원F&B, 남양유업 등이 잇달아 건기식 브랜드나 제품을 출시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떠먹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브랜드를 내놓는 등 기존 업체들도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면역력 강화’ 등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식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기존엔 식약처 인증을 받은 건강기능식품에만 기능성 표시가 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말 규제가 풀리며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춘 경우라면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게 됐다. 풀무원이 올 초 칼슘 흡수를 돕는 연두부 제품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청정원⋅오리온 등에서 잇달아 기능성 원료를 넣은 제품을 내놨다. 지난달 말엔 롯데제과가 빙과 업계에선 처음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기도 했다.

식품 업계는 정체되고 있는 식품 시장의 대안으로 건기식을 바라보고 있다. 한 대형 식품 업체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기존 식품 시장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최근 건기식은 고령층뿐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도 주요 고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약국이 주를 이루던 건기식 판매처가 온라인 등으로 바뀌고, 코로나 이후 홍삼 위주였던 시장이 프로바이오틱스 등으로 다양해진 점도 건기식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6월 건강기능식품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고, 색조 화장품 전문 업체 클리오가 건기식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참여 업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에 공장 짓고, 구독 서비스도 출시

아모레퍼시픽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탈뷰티는 최근 자사 앱에서 건기식 구독 서비스 ‘꼬박배송’을 선보였다. 콜라겐 제품 등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정기 구독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앞서 지난 5월엔 경기도 수원 아모레퍼시픽 매장에서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 건강 상태, 생활 습관 등을 상담해주고, 건강기능식품을 조합해 판매하는 서비스다.

풀무원도 작년 영양사가 매장에 상주하며 고객을 상담하는 서비스를 내놨고, 이마트 역시 스타트업 모노랩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건기식 추천·판매 매장을 열었다. 최근 규제 샌드박스(규제 일시 유예)의 일환으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을 합쳐서 파는 게 한시적으로 가능해지면서 관련 제품도 쏟아질 전망이다.

화장품 전문 제조 기업 한국콜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는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업체는 자사가 개발한 면역력 개선 제품 ‘헤모힘’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자, 작년 국내 건기식 업체 최초로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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