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총리는 못 됐지만 유세 현장서 최고 인기
지난달 말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당내에서 사실상 ‘찬밥 신세’가 됐다는 평을 듣던 고노 다로(河野太郎) 자민당 홍보본부장이 이달 31일 실시되는 중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건재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일본 전역의 자민당 후보들이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고노에게 지원 유세를 해달라고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노는 지난 2일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의 자민당 후보들을 돕기 위한 응원 방문에 나섰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동료 의원들의 저조한 지지로 완패한 지 3일 만에 ‘도와달라’는 동료들의 요청을 수락한 것이다. 고노는 이 자리에서 “여러 가지 사정(총리 선거 패배)으로 히라카타시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총리 선거에서 떨어져 시간이 많이 남게 돼 이곳에 오게 됐다는 자학성 발언이었지만, 현장엔 시민 1000여명이 몰려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이후 자민당 인사에서 홍보본부장을 맡게 된 고노는 지난 2주일 동안 지바·효고·홋카이도·오키나와·도쿄·아이치·오이타·후쿠오카·오카야마 등 일본 전국 각지를 방문, 자민당 후보를 위한 응원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유세장에선 고노를 “백신 아저씨”라고 부르는 초등학생들이 몰려 사진을 요청하는 등 남다른 인지도를 뽐낸다고 한다. 본인의 강점인 소셜미디어 트위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노 다로가 (우리 동네에) 왔대” 같은 일반 시민의 사소한 언급에도, 고노가 직접 “아직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고노를 향한 자민당 동료 의원들의 러브콜은 갈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노와 평소 가까이 지내던 의원은 물론 지난 총재 선거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한 의원들까지 응원 방문을 요청하고 있다”며 “고노 역시 동료들의 방문 요청에 적극 응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고노가 차기 총재 선거 당선을 위해 지금 동료 의원들의 덕망을 얻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노는 지난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국회의원 382표 중 87표를 얻어 전체 4명 중 3위에 그쳤다. 마이니치는 “국회의원표가 총재 선거 승패를 가르는 현 제도가 유지되는 한 의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총재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고노가) 차별 없이 동료 의원을 위해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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