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임상협 vs 울산 이동경 '내가 간다, 사우디'

박린 2021. 10.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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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주에서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는 임상협(오른쪽)과 이동경. [연합뉴스, 뉴스1]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치른다. 지난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벌전인 포항-울산전을 ‘동해안 더비(east-coast derby)’라고 소개했다. 역대 전적도 62승 51무 57패(포항 우세)로 팽팽하다.

올 시즌 K리그1 전적에서는 울산이 2승 1무로 앞선다. 매년 모기업(포스코)이 지원을 줄이는 탓에 포항은 올 시즌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송민규를 떠나 보냈다. 포항 측면 공격수 임상협(33)이 17일 열린 나고야(일본)와 8강전에서 두 골을 몰아쳐 3-0 완승을 이끌었다. 후반 8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툭 차 넣었다. 이탈리아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의 위치 선정을 떠오르게 할 정도였다. 임상협은 18일 “예전부터 친구들이 ‘임자기’라 불렀다. 올해는 문전에서 주워 먹는 골이 처음”이라며 “후반 추가시간 득점은 감아차기였다. 몇 주 전부터 드리블하지 않고 곧장 감아 때리는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회춘한 포항 공격수 임상협. [연합뉴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임상협을 두고 “회춘했다”고 했다. 2019년 수원 삼성 시절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임상협은 “전지훈련 때 3군 선수들과 인조잔디에서 운동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올해 K리그1 10골, 챔피언스리그 4골, FA컵 1골 등 총 15골을 터트렸다.

임상협은 “절 보고 왼발잡이냐고 묻는데, 왼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거다. 팀 훈련 후 골키퍼에게 부탁해 슈팅 연습을 따로 했다. 스포츠영양학 박사로부터 관리도 받았다”고 말했다. ‘원조 꽃미남 공격수’ 임상협은 “얼굴만 보면 공을 예쁘게 찰 것 같다는데, 난 저돌적이고 스케일이 큰 편이다. K리그1에서 슈팅 대비 득점 비율(29회 10골)이 가장 높다”고 했다. 임상협은 “수퍼매치(수원-서울전)도 경험했다. 라이벌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전력상 우리가 열세라고 하겠지만, 포항 만의 힘이 있다. 나고야전도 똘똘 뭉쳐서 이겼다”고 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전 전북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이동경. [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바코, 윤빛가람 등 호화멤버를 자랑한다. 특히 이동경(24)의 ‘미친 왼발’에 기대를 건다. 이동경은 17일 전북 현대와 8강전 연장 전반 11분 결승 골로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왼발 중거리슛이 미사일처럼 대각선으로 날아가 골문 왼쪽에 꽂혔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동경은 한순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이동경은 “공을 잡으면 망설이지 않고 자신있게 슈팅을 때린다”고 했다.

울산은 2013년 K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에 0-1로 패해 역전 우승을 내줬다. 2019년에는 울산이 K리그1 최종전에서 포항에 1-4로 덜미를 잡혀 전북에 우승을 내줬다. 당시 포항 선수들이 김기동 감독을 헹가래 쳤는데, 몇몇 울산 선수들은 이를 자신들을 조롱하는 행동이라고 받아들였다. 이동경은 “당시 아쉬움과 슬픔이 커서 다른 상황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회 방침에 따라 ‘동해안 더비’는 중립 지역 전주에서 열린다. 이동경은 “앞으로 다시 할 수 없을 경험일 거다. 특별한 경기에서 이기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제게 동해안 더비는 꼭 이기고 싶은 경기”라고 했다. 승리 팀은 다음 달 23일 사우디아리비아에서 서아시아 권역 4강전 알힐랄-알 나르스(이상 사우디) 승자와 맞붙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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